'에너지 산업 해법 찾기 어렵네'..당국자 빠진 '반쪽짜리' 포럼
"전기요금 인상명분 없다" VS "한전도 이익 추구해야"
'전력요금과 국가에너지산업발전을 위한 포럼'서 논의
2013-02-07 18:10:24 2013-02-07 18:12:33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산업 등에 대해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가 포럼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정작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관계자는 패널로 구성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는 평가다.
 
포럼에서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은 명분이 없다는 주장과 한전도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7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과 기초전력연구원이 주최한 '전력요금과 국가에너지산업발전을 위한 포럼'이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전기요금 부담에 대한 일반 소비자와 산업계의 입장, 전력산업 구조와 재편안, 그리고 사회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전기요금에 대한 사회 각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다만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포럼에서 주무부서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토론이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자리를 떴고, 지식경제부 관계자나 한전 담당자들은 극소수만 청중으로 참석하는데 그쳐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답변이나 입장은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전기요금 인상 명분 없다" VS "한전도 이익 추구해야"
 
이날 포럼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전기요금 인상 명분이 없다"는 주장을 펼친 한국철강협회 오일환 부회장이었다.
 
오일환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의 원가는 일반기업의 원가와는 다른 적정투자보수가 포함된 총괄원가로, 지금처럼 총괄원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현재의 요금수준이 원가이하라고만 홍보하면 일반 국민들은 판매원가 이하로 인식하게 돼 요금인상 저항을 완화시킨다"면서 "앞으로는 총괄원가회수율과 적정원가회수율을 구분해서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가자는 이에 대해 "(산업계가 주장한) 적정원가에는 타인에 대한 지급이자비용이 빠진 것 같다. 송배전 확충 등 투자보수를 위한 이자비용도 이 총괄원가에 포함돼 있는데, 적자로 인해 한전이 이마저도 지급을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오 부회장의 발언에 반론을 제기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전이 이익을 내면 잘못된 것으로 비춰지는데 기업으로서 적정이익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다.
 
오일환 부회장은 "(한전 역시) 적정이윤을 내는게 맞지만 총괄원가회수율을 마치 원가회수율인 것처럼 내세워 국민에게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2005년 이전에는 한전이 (요금인상의 근거로)적정원가회수율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는 총괄원가회수율로 바꿔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납득하게 해줘야한다는 뜻"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오 부회장은 또 부하관리 강화를 위해 경부하요금제와 전압별 요금제를 제시했다. 경부하요금제는 전력 사용시간대를 사용량이 많은 최대부하, 보통인 중간부하, 사용량이 낮은 경부하로 나눠 적용하는 것으로 지금은 일요일과 공휴일 모든 시간에 경부하 요금을 적용하고 있지만 토요일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전압별 요금제는 지금의 용도별 구분과 다르게 고압 사용자와 저압 사용자에 따라 요금을 설계하자는 내용이다.
 
 
 
청중석의 전용환 홍익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배전 전압이 다른 나라보다 높고 배전손실이 적은 탓에 고압과 저압의 큰 차이가 없어 전압별 요금제보다는 지역별 요금제가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블랙아웃이 일어난 것도 부하가 집중돼 있고, 생산시설이 소비지역과 멀리 떨어져서 발생한 측면이 있지만 지역별 요금제를 쓰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도권의 전기 과소비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청중으로 참석한 최규종 지경부 전력진흥과장은 이에 대해 "모든 공공요금의 원가산정기준은 원래 총괄원가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용도별 요금제의 단점을 해결해보자는 것이 전압별 요금제"라고 답했다.
 
최 과장은 또 "지역별 요금제도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수요지 근처로 발전소를 유인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도농격차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내놨다.
 
◇"물가와 세수 균형 고려해 전기·에너지 세제 다시 조율"
 
이날 김창섭 가천대 IT에너지학과 교수는 "과도한 전기화로 블랙아웃까지 초래한 상황이므로 전기요금을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결국 어떤 기준으로 다양한 에너지 가격을 정상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한데 결국 물가와 세수와의 균형을 고려해 지금은 무리가 있더라도 10년 후를 바라보고 결단을 내려야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부분의 가격이나 세제를 재조정할때 공청회를 개최하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거의 무산되고 만다. 그 갈등을 정부가 봉합해야 하는데 정부가 주춤하면서 이런 상황이 됐다. 이러다보니 할 수 있는 것이 원가회수율 가지고 가격을 올리느니 내리느니 이 싸움을 하는 것 같다. 이제는 갈등이슈를 드러내놓고 이야기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전국전력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민자발전의 확대 방향으로 전개되는 제 6차 전력수급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는 한전과 함께 짐을 짊어지고 있는데 반해 민자발전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몇 십 퍼센트가 되는 곳도 있다. 한전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 결국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박종근 서울대 교수는 "소비자와 산업계 각 시각은 달라지만 결국 적정한 가격을 찾자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정책이 실타래 처럼 꼬여 있어 너무 복잡해 여태 종합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김한표 의원실 측은 "시간관계상 한전과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에너지체계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된 것 같다"면서 "정부 초기인 만큼 앞으로도 전기료와 관련한 포럼을 자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은 박종근 교수를 좌장으로, 김용권 기초전력연구원 원장이 발제하고, 전력다소비업체에서는 오일환 철강협회 부회장, 전기생산업체에서는 박동석 전기산업진흥회  이사, 학계에서는 김창섭 가천대 교수, 시민단체에서는 소비자시민모임의 이은영 박사가 참석해 주제발표 및 토론을 가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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