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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인터뷰)MSB가 선택한 목소리…‘싱어송라이터 김수영’

“사랑의 면면, 음악으로 들려드릴 것”

202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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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음색이 좋다. 가수에게 흔히 할 수 있고, 가수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칭찬이다. 너무 흔한 말이라 의미가 옅지만 김수영에게 이만큼 완벽한 칭찬도 없다. 그가 부르면 모든 노래가 달라진다. 조혜련의 아나까나조차 그가 커버하면 달콤한 자장가가 되어버리니, 한번 빠지면 답도 없는 목소리다.
 
김수영은 201612월 유튜브에 스팅(Sting)‘Englishman in New York’ 커버 영상을 업로드하며 리스너들의 이목을 끌었다. 짜릿한 고음도, 화려한 영상미도 없었다. 김수영은 그저 기타를 메고 미소와 함께 담백하게 노래를 불렀을 뿐이다. 20204월 기준 이 영상은 136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또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로드 초기에는 한국 네티즌이 다수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김수영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은 전 세계 음악 팬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김수영은 담백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싱어송라이터다. 2017년 데뷔 EP ‘Behind’를 시작으로 별 하나’ ‘더 나은 사람’ ‘달이 나만 따라오네’ ‘비워내려고 합니다’ ‘사랑하자등 꾸준히 자신의 음악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2019년에는 가능성을 내다본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와 전속계약을 맺었으며, 뮤지션들의 꿈 네이버 온스테이지에도 초대받았다. 마성의 매력을 지닌 김수영의 음색은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서 울려 퍼질 예정이다.
 
김수영. 사진/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음악에 빠져들게 된 싱어송라이터 김수영의 시작이 궁금하다.
다들 그렇듯이 친구들이랑 노래방을 다니면서 음악과 친해졌어요. 어머니는 제가 가수가 되는 게 걱정됐는지 차라리 악기를 배워라라고 하셨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 입시를 위해 일렉 기타를 배웠죠. 재수하는 동안 친구들과 합주를 하며 그냥 연주만 하면 심심하니까 화음을 맞추면서 놀았어요. 그걸 들은 친구들이 너 목소리 좋다. 노래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라고 해줬어요. 그때 싱어송라이터가 돼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싱어송라이터 김수영에 영향을 준 선배 뮤지션이 있다면?
노래 자체에 큰 관심은 없었어요. 그냥 칭찬 하니까, 잘 한다고 하니(웃음)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아이유 선배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와서 ‘officially missing you(오피셜리 미씽 유)’를 부르는 걸 봤어요. 그 모습이 너무 예쁜 거에요. 그리고 캐롤 킹(Carole King)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도 너무 멋있는 거에요. 이 두 분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학교에 들어가서 작곡을 배웠고 지금의 싱어송라이터 김수영이 됐어요.”
 
‘Englishman in New York’을 비롯해 수많은 커버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제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었어요. 노래들을 커버해서 SNS에 올렸는데 처음에는 제 친구들만 와서 듣다가, 나중에는 모르는 분들도 와서 좋다고 해주시는 거예요. 스팅을 좋아해서 대표곡인 ‘Englishman in New York’도 불렀었죠. 비트 찍는 걸 제가 잘 못해서 연구를 하다가, 그 과정에서 ‘Englishman in New York’을 커버하게 됐던 거예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저도 나름 애정이 생겼고, 팬들이 좋아하는 노래라 공연에서도 가끔 불러요. 요즘도 들어주는 분들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첫인상 같은 노래라 제 스타일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
 
다들 디지털 싱글로 데뷔하는데 김수영은 다섯 곡짜리 EP였다.
그냥 곡 작업을 하다 보니 다섯 곡이 완성됐고 그걸 빨리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 혼자 있을 때 느낀 마음이 테마였어요. 당시에는 100명만 들어도 성공이라는 생각이었어요. 처음에는 좋아요가 100개 정도였는 데, 이제 1000이 넘기도 해요. 알고 보니까 저를 예전부터 좋아해주셨던 팬들이 그 앨범을 여기저기 많이 알려 주셨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김수영. 사진/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와 지난해 전속계약을 했다.
막연히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긴 했는데 컨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어요. 그냥 혼자 음악을 하고 있었고,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어요.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대표님이 미팅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 내용이었어요. 그때 친구들과 있었는데 너무 놀라서 이게 무슨 일이야하면서 호들갑을 떨었어요. 저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김수영에 거는 기대, 김수영이 회사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에 없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 더 관심을 주셨던 게 아닐까 해요. 회사도 생겼으니 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 스케줄 다니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회사 사람들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한다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소속사 유튜브에 김수영은 헐렁한 사람이라는 소개가 있었다.
예전에는 몰랐는 데 제가 헐렁하긴 하더라고요(웃음). 회사에서 사소한 걸 많이 챙겨주니 헐렁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스케줄이 없어서 삶도 조금 헐렁해요. 그 대신 시간이 많으니까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조만간 좋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달이 나만 따라오네가 참 재미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달은 모든 사람을 따라다니잖아요. 어렸을 때는 제가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 달이 저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엄마한테 그걸 얘기했더니 과학적으로 설명해주셨죠(웃음). 어른이 되고 나서 이 에피소드가 떠올랐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비밀스러운 마음을 달에게 얘기해주고 싶다는 콘셉트로 곡을 썼어요. 어렸을 때의 기억과 지금의 기억들이 섞이면서 만들어진 노래에요.
 
김수영. 사진/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가장 최근 곡 사랑하자를 소개하자면?
누군가가 제게 선물을 하고 싶어서 뭘 가지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없는 순간이 있어요. 내가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도 모르는, 힘든 상황이요. 그럴 때 스스로 위로를 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걸 노래로 만든 게 사랑하자에요. 발매하기 전에는 앵콜곡으로 자주 불렀어요. 팬들이 좋다’ ‘위로 된다고 해주셔서 발매했어요.”
 
김수영은 어떤 음악을 하는 가수라고 기억되고 싶은가.
처음에는 짝사랑을 노래하는 김수영입니다라고 인사했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제 노래가 짝사랑만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사랑에 대해 공감해주고,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있대요. 이제는 어떤 장르, 어떤 메시지를 전한다고 하기보다도 김수영스러운 음악은 한다고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뮤지션들의 꿈 네이버 온스테이지에도 나갔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는데 한줄기 빛이었어요. 엄청 큰 빛이요(웃음). 저는 촬영장이 딱딱할 줄 알고 엄청 긴장해서 갔는데 그렇진 않았어요. 대신 저만을 위해서 온 스태프가 모인 거니까 한 번에 끝내야겠다 했어요. 매 무대마다 의상이 바뀌고, 화장도 새로 하고 그런 것들이 정말 신기했어요. 인형놀이 하는 느낌이었어요.”
 
촬영하며 에피소드 같은 것은 없었나.
창피한데, ‘사랑하자를 부르다가 울었어요(웃음). 저는 촬영을 할 때마다, 큰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정말 부담스럽고 마음이 불안해요. ‘사랑하자리허설을 하는데, 뭔가 슬퍼지는 거에요. 저를 위해서 만든 노래였으니까요. 결국 울어버렸어요. 민망하고 부끄러웠어요. 저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며 우는 걸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랬더라고요. 모두 당황했지만 그래도 촬영은 잘 마쳤습니다.”
 
단독 콘서트, 페스티벌 등 많은 무대에 오르고 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첫 쇼케이스가 제겐 특별했어요. 예매를 받지 않고 공지만 해둔 상태에서 현장 판매를 했어요. 50명이 오면 성공하는 거야 했는데, 공연장이 꽉 차서 들어오지 못하는 관객도 생겼어요. ‘내가 그래도 음악을 잘 하고 있구나하고 안도하게 됐어요.”
 
김수영. 사진/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앞으로 서고 싶은 무대, 나가고 싶은 방송이 있다면?
무대로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 나가고 싶어요. 재즈를 정말 좋아해요. 현장 분위기에 맞게 제 노래를 편곡해서 들려드리고 싶어요. 방송은 다 괜찮은 데 경연은 자신이 없어요(웃음).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꼭 나가고 싶어요.”
 
김수영에게는 늘 목소리에 대한 칭찬이 함께한다.
어떤 분은 하루 종일 이 목소리만 듣고 싶다고 해주시고, 웃겼던 것 중에 하나는 돈은 얼마든 줄 테니 평생 내 옆에서 노래만 해달라는 거였어요. 댓글은 관심 그 자체니까, 댓글을 남겨주실 정도로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꾸준히 커버곡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을 것 같다.
곡 선택은 그냥 이거 내가 들려주고 싶다하는 것으로 해요. 커버 하고 나서 이건 좀 아는 것 같은데반신반의 하면서 올리면 반응이 정말 그냥 그래요(웃음). 선우정아 선배의 삐뚤어졌어 1절만 커버하려다가 노래가 너무 좋아서 2절까지 부른 케이스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커버는 아이유 좋은 날’, 그 외에는 재즈곡들? 사실 커버는 뭘 하든 다 재미있어요.”
 
작업방식은 어떻게 되나
주제를 먼저 정해야 곡이 써지는 편이에요. 어떤 마음에 대해서 테마를 정하고, 가사를 쓰고 기타를 쳐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 학교에서 공부한 건 아니고 친구들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이에요. 곡을 쓰는 게 고통스럽거나 하진 않은데 마음대로 나오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편이에요(웃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냥 지금처럼 그랬듯 김수영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어떤 거라고 확실히 말씀 드리긴 어려워요. 다양한 사랑을 노래하는 뮤지션이고 싶어요. 팬분들이 정규 앨범을 내달라고도 하시는데 우선 한 곡씩, 곡이 많으면 EP를 발매하고, 그렇게 꾸준히 다가가고 싶어요. 항상 팬들에게 감사해요. 이제야 진짜 저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코로나 끝나면 정말 열심히 할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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