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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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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주총 "딥체인지2.0 지속"…부적격 논란 이사선임 강행

김준 사장 "투자, 전년수준 유지"…김정관 전 차관 사외이사 선임

2018-03-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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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SK이노베이션이 올해도 '딥 체인지2.0'을 지속,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신성장동력 투자를 통해 올해 기업가치 3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부적격 논란을 빚었던 사외이사 선임을 강행해 투명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20일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제11차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인사말에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정세변화, 북핵 이슈,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 등으로 경영이 어려웠지만 사상 최대인 3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회사의 신용등급은 역대 가장 높고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앞서가는 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SK이노베이션의 성과는 '딥 체인지2.0'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불확실성에 도전하면서 글로벌 파트너링과 자산 효율화 등을 추구하고 사회적가치도 함께 창출해 글로벌 에너지리더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딥 체인지'는 "근본부터 바꾸자"는 SK의 그룹 모토로, SK이노베이션은 정유부문을 주력으로 삼는 한편 화학과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부문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쏟으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왔다.
 
앞서 김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를 올해 말까지 30조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는 올해 전반적인 투자계획과 신성장사업인 배터리부문에 대한 구체적 투자규모에도 관심이 쏠렸다. 김 사장은 "배터리사업은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며 "기존 사업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가야 하므로 올해 투자는 전년(3조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등 6개 의안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또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경영진인 김준 사장에게 보통주 7만551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기간은 2020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로 총 세번 나눠 행사할 수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설립 이래 첫 전자투표제를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 수는 총 발행주식의 80.7%인 7468만3693주며,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은 약 77만주다.
 
다만 앞서 부적격 논란을 빚었던 김정관(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사외이사 후보도 그대로 선임됐다. 김 전 차관은 공직을 마친 후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이날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보고한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월에 두차례 논의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로 결정됐다. 풍부한 지식과 전문역량 갖췄기 때문에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운동을 벌이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전 차관이 현재 고문으로 재직하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태원 SK 회장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고,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서는 SK그룹의 대리인으로 선임돼 최 회장의 청문회를 도왔다"며 "현행 상법에서는 해당 상장회사와 중요한 거래관계가 있는 법인의 임직원이거나 최근 2년 이내에 임직원이었던 자는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김 전 차관은 사외이사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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