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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장 투불 페르노리카 사장 '혹독했던 1년'

'현지화'와 '소통' 매진…임페리얼 명성 회복이 관건

2017-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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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페르노리카가 한국 시장에서 1등이던 시절이 있었다. 위스키 시장 침체와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사를 재정비해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
 
다음달 취임 1년을 맞는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이 지난해 9월 취임 기념간담회서 밝힌 일성이다. 장 투불 사장이 '소통'과 '현지화' 노력을 앞세워 페르노리카의 도약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국적의 외국인 CEO이지만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장태범'이다. 지난해 취임 직후 작명소에서 장태범이란 이름을 짓고, 사내외 서류 등에 한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이름을 지은 것에서 엿볼수 있듯이 그는 지난 1년간 혹독한 현지화 노력을 펼쳤다. 페르노리카 그룹이 '자율 경영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한국시장 적응을 어렵지 않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직원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공부에도 매진하고 있다. 한국어 개인교습은 물로 가장 먼저 출근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으로 업무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직원과의 소통을 위한 미팅 자리는 물론 거래처 사람들과의 술자리도 자주 갖는 것은 물론, 영업 담당 임원과 지방 현장도 종종 찾는다는 후문이다.
 
페르노리카가 지난달 사옥을 강남에서 서울역으로 이전한 것도 그의 '소통경영'의 일환이다. 장 사장은 본사 이전과 편의시설 확충으로 직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본사로부터 10억달러 가량의 투자지원금도 받아냈다. 이를 통해 기존 3개층으로 업무 공간이 나뉘어 있었지만 새 사옥은 더 넓은 공간의 한층에서 모두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임직원이 모두 한 공간에 근무하면서 부서 및 직원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제 취임 1년을 앞둔 장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페르노리카의 명성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막다른 길에 몰려있다.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에게 2위 자리를 넘겨주면서 3위로 주저 앉는 수모를 겪었다. 장 사장이 지난해 9월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페르노리카에 '구원투수'로 취임한 것도 전환점이 필요했던 페르노리카측의 용단이었다.
 
장 사장은 ESCP(Europe Business School Paris Campus)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부터 페르노리카 유럽, 동유럽 현지법인의 파이낸스 및 전략기획부서에서 일한 '전략통' 출신이다. 2011년 페르노리카 본사에서 투자자 관계(IR)부서 부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대만 페르노리카 사장을 역임하며 아시아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임페리얼' 브랜드를 '회복'시키는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장 사장이 부임 직후 가장 먼저한 일은 35 BY 임페리얼이라는 저도수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었다.페르노리카코리아는 국내외에서 불고 있는 저도수 위스키 바람에 늦게 대응한만큼 취약했던 점을 보완해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장 사장은 지난달 18일엔 신사옥 이전과 함께 직접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전통방식의 고사를 지내며 액운을 없애고 사업의 발전과 번영을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시장에서 페르노리카의 부활을 이끌겠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가 시장 트렌드에 좀 더 발빠르게 대처할 시기에 페르노리카가 뒤늦은 대응을 한게 패착이어다"며 "CEO교체 1년을 앞둔만큼 앞으로 향후 점유율 추이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이고 대표제품인 임페리얼의 위상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이 신사옥 이전을 기념해 고사를 지내고 있다.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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