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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에 몸살 앓는 편의점…피해자는 '가맹점주'

점포당 매출 3개월째 감소…최저임금 오르면 수익성 악화 불가피

2017-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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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편의점업계가 과잉공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결국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떠안게 생겼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편의점의 점포당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3.5%, 3월 1.9%씩 매출액이 감소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점포당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편의점 점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만 CU와 GS25는 각각 416개과 495개씩 점포를 늘렸다. 이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해 순증하는 점포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들 편의점의 점포 순증 규모는 각각 1500여곳 수준이었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편의점 공급이 몰리면서 올해 편의점의 점당 매출이 2011년 이후 6년만에 역신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잉공급 우려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안도 걱정거리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의 구상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경우 24시간 운영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의점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만들려면 향후 3년간 연평균 15.6%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이 경우 가맹점주의 수입은 9% 감소하게 된다고 추산했다. 그는 "동일점 성장률이 10%를 넘어선 2015~16년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처럼 동일점 성장률이 1~2%에 그친다면 가맹점주와 가맹본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결국 개별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가 될 전망이다. 편의점업계의 높은 성장률을 보고 뛰어든 자영업자들이 개별 점포의 수익성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적자가 누적되면 폐점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인 편의점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점포수 늘리기 경쟁에 올인하다 보니 결국 연간 개점되는 숫자와 폐점하는 숫자가 비례할 정도로 재산을 탕진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탓을 하기 이전에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편의점이 마주보는 등 무분별한 확장을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CU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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