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정재훈

"온가족 즐길 수 있는 '노는 공간' 만들 것"

전용규 포플레이 대표, 사격·양궁 체험 등 한곳에 모아

2017-05-16 06:00

조회수 : 3,84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놀이공간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 1980~1990년대를 풍미한 전자오락실, 2000년대 e스포츠 열풍을 일으킨 피시방에 이어 스크린골프, 스크린야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거치며 놀이공간도 진화했다. 최근에는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야구, 농구, 사격 등 스포츠를 접목한 스포츠 체험 공간이 눈에 띤다. 올림픽 인기 종목인 양궁까지 등장했다.
 
직영점 통해 사업성 검증…매장 수보다 점주 매출
 
지난 8일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플레이스팟 부천점에서 만난 전용규 포플레이 대표는 "이 땅에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플레이스팟(Play Spot)'은 포플레이가 운영하는 스포츠 체험형 오락실의 브랜드명이다. 전 대표는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변에 참 놀 수 있는 곳이 별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직장생활을 접고 '포플레이'를 설립했다. 반년간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쳐 그해 12월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플레이스팟 1호점 문을 열었다. 이어 올 1월 말에는 경기도 부천에 2호점인 부천점 오픈에도 성공했다. 부천점은 첫 가맹점이기도하다. 그는 "수유의 직영점은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수익을 목적으로 낸 것은 아니다"라며 "수유점을 통해 여러 콘텐츠들에 대한 고객 반응을 충분히 피드백 한 후 재미와 수익성을 검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수유점에서 패널티킥을 게임화 시켜 운영했었다"면서 "남성 고객들에게는 호응이 좋은 반면 여성고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해당 콘텐츠를 자진 철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부천점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가맹점은 점주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가맹본부는 어떻게든 가맹점의 수익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유의 직영점을 통해 이미 검증을 마친 콘텐츠를 배치하기 때문에 사전에 사업성을 상당 부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플레이스팟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이다.
 
반면 이런 점 때문에 가맹점 수가 빠르게 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제 부천점 오픈 이후로 4개월째 새로운 매장이 생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물론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 대박이 나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가맹 문의가 와서 상권을 분석해 봤는데, 예상 매출이 얼마 안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무책임하게 매장을 내줄 수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플레이스팟은 고객과 가맹본부, 가맹점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3건의 가맹 계약을 스스로 파기하기도 했다.
 
플레이스팟 부천점에서 한 연인이 양궁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최초 오락실에 양궁 접목…교감하는 놀이공간
 
플레이스팟의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여느 오락실과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야구, 사격, 농구, 가상현실(VR) 체험 등 기존 오락실에 구비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이 달라진다. 야구의 경우 호쾌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타격장과 섬세한 제구를 체험할 수 있는 투구장이 따로 있다. 사격장은 일반적인 소총 사격을 비롯해 먼 거리에서 움직이는 타깃을 맞추는 '스나이퍼' 모드도 있다.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양궁장이다. 네 개의 사로 끝에는 올림픽에서 보던 양궁 과녁판이 붙어있다. 전 대표는 "몇 년 전 우연히 가족여행 중에 실제 양궁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활시위를 당겼다 놓으면 화살이 과녁에 '탁'하고 꽂히는 양궁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라며 "지난해 직영점 개장을 준비하며 양궁을 게임화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실제 양궁을 오락실 등 놀이공간에 접목한 것은 플레이스팟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입소문을 타고 지금은 여러 모방 게임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다른 곳은 사로가 따로 나눠져 있지 않아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양궁 활이 지지대에 고정돼 있는 식이어서 실제 활을 쏜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 재미가 떨어진다"면서 "안전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잡기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양궁 활에 안전 케이블을 설치해 사로 안을 향해서만 조준이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활을 직접 들고 활시위를 당길 수 있게 만들어 실제 양궁과 동일한 체험 효과를 냈다. 투명 강화유리로 각 사로를 나눠서 다른 사람이 옆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도 차단했다.
 
전 대표는 "엄마, 아빠가 아이들 손잡고 오락실에 오는 모습을 본적이 있느냐"라고 물으며 "주말이나 연휴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찾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을 보면 혼자 방에 틀어 박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한다"라며 "이는 결국 '기계 대 사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플레이스팟은 가족, 친구, 연인끼리 직접 체험을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건전하고 따뜻한 '노는 곳'으로 꾸며 나가겠다"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혔다.
 
전용규 포플레이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 정재훈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