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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구겨진 체면 'KFC·맥도날드·피자헛

글로벌 외식 트로이카, 수익성 악화로 '쇠락의 길'

2017-01-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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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국내 외식 시장을 호령하던 '패스트푸드 트로이카 시대'가 저물고 있다. 브랜드 파워 하나만으로 득세를 부렸던 메가 브랜드들이 잇따라 수익성 악화로 인한 굴욕을 맛 보며 패스트푸드의 본고장 미국의 자존심도 무너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빅3'로 불리던 피자·햄버거·치킨을 대변하는 피자헛·맥도날드·KFC는 실적 악화와 위기 돌파를 위한 매각 작업까지 제동이 걸리며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국내 진출 33년째를 맞은 글로벌 치킨 브랜드 KFC는 2014년 CVC캐피털파트너스에 1000억원에 인수된 뒤 2013년 11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6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5년엔 11억원으로 2년새 10분의 1토막이 났다. 
 
다급했던 KFC는 지난해 7월 18년만에 처음으로 제품가를 최대 18% 인하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그러나 수익성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근 이진무 KFC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돌연 경질된 것도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돌파를 위해 최근까지도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이미 시장에서 찬밥신세가 되며 마땅한 인수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진출 29년째를 맞은 맥도날드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협상 과정에서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난항을 거듭 중이다. 
 
맥도날드의 매각 시도도 내리막길을 걷는 실적과 무관하지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본사가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한국법인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한국 맥도날드의 순이익은 매년 감소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2015년 당기순손실이 131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이 지난 2013년 308억원에서 2014년 40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가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업계에선 패스트푸드 최강자로 군림했던 맥도날드지만 외식 시장 변화 속에 맘스터치 등 토종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최근 국내에 상륙한 미국 뉴욕 명물 수제 버거 쉐이크 쉑의 돌풍 역시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는 맥도날드에 근무하던 일부 '알바노조'들이 임금체불을 주장하는 소송까지 제기하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진출 32년째인 피자헛은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매각설에 휘말리고 있다. 피자헛코리아는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매번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피자헛은 1985년 피자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한국인들에게 피자라는 음식을 알리고 문화를 확산한 일등공신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만큼 피자 업계를 이끌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상황이 급변했다. 피자헛의 독주하던 국내 피자 시장에 가성비로 무장한 '동네피자'와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등 후발 주자들이 무서운 추격에 나서며 2004년 3900억원을 웃돌던 연매출은 2014년 1100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10년 새 4분의 1로 줄어든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도 2013년부터 적자 전환상태다.
 
최근엔 공정위로부터 가맹점들로부터 68억원의 부당가맹금을 수령했다는 혐의로 5억원의 제재를 받는 등 수익성 악화의 여파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0년대에 한국에 등장했던 KFC와 맥도날드 피자헛은 모두 현대 문명을 만든 초대강국 미국의 자존심이나 다름 없다"며 "이들의 쇠락은 토종 외식 브랜드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성비'라는 새로운 트랜드가 자리잡은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맥도날드 매장을 바라보는 고객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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