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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나프타 관세율 내년에도 0.5%…웃는 정유·아쉬운 유화업계

정부, 국무회의서 '2017년 탄력관세 운용 계획' 의결

2016-12-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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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납사)'에 부과하는 관세 세율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0.5%로 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한 '2017년 탄력관세 운용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영세율(0%)을 적용해달라'며 한 목소리를 냈던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096770)·S-Oil(010950) 등)와 석유화학업계(LG화학(051910)·롯데케미칼(011170) 등)의 입장은 엇갈리게 됐다.
 
나프타는 폴리에틸렌(PE)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로,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정부가 11년째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던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저유가 상황과 세수확보 등을 이유로 2015년부터 1%의 관세를 물리기로 하자, 특히 정유업계가 반발했다. 외국에서 바로 수입하는 나프타의 세율은 0%인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만 1%의 관세가 붙으면서 가격경쟁력이 저하됐다는 게 큰 이유였다.
 
형평성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는 올해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와 수입 나프타의 관세를 모두 0.5%로 통일했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는 기본세율 3%를 0.5%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수입 나프타에는 기본세율 0%를 0.5%로 높이는 '조정관세'를 적용해 세수를 확보하면서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려 한 것.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와 세율불균형 시정 차원에서 내년에도 이같은 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유·유화업계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공동 성명을 내고 "수입 나프타보다 국내 생산 나프타의 가격이 높아져 수급 왜곡현상이 발생하고, 전방산업까지 연쇄적으로 가격이 올라 생산량 감소와 물가 상승이 불가피해졌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양쪽 모두 0.5%의 세율을 적용받자 입장은 미묘하게 엇갈리게 됐다. 정유업계로선 기존과 같은 0% 세율 적용이 최선이지만, 수입 나프타와 동등한 세율을 적용받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것.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역차별을 받았던 상황이 해소되고 형평성이 맞게됐다"고 말했다.
 
반면 나프타의 60% 가량을 수입하는 유화업계로서는 재작년까지만해도 없던 세부담을 내년에도 지게 되면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석유화학업계의 관계자는 "업계에서 그동안 수입나프타와 원유 모두 영세율 적용을 수 차례 건의했으나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취사용 및 택시 등 수송용 연료로 사용되는 LPG(액화석유가스)와 LPG 제조용 원유, 난방 연료로 사용되는 LNG(액화천연가스)도 기본세율 3%에서 2%로 낮춰진 할당관세(동절기)가 내년에도 유지된다. 2017년도 할당관세 적용품목수는 총 68개로 올해(74개)보다 6개 감소했고, 지원액도 올해보다 8.2% 줄어든 4457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획은 내년 1월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서울-세종 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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