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전격 단행된 개각에 대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대통령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시청 기자실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 또다시 분노하게 됐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박 시장은 "현재 박 대통령은 막중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도덕적, 현실적 상황이 아니"라며 "경제위기, 민생도탄, 남북관계위기 등 현 상황을 ‘식물대통령’에 맡겨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위기가 나라의 위기, 국민의 불행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오전 발표된 개각과 관련해서는 "박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여당과 대통령이 주도하는 모든 수습방안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박 대통령이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고, 주도한 사안인만큼 즉각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시국회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국민과 유리된 어떤 정당이나 정치인도 있을 수 없다"며 "기득권과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국가 위기 극복방안을 국민 속에서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은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예고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다"며 "집회가 안전하고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시는 모든 행정편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상황을 두고 박 시장은 "이번에야말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갈 근본적인 정치혁신을 이루어내야 한다"며 "낡은 시대의 마지막 페이지이자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페이지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 시장은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정치인도, 그 누구도 결국 국민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 이번 사태는 이 정신에 입각하여 진정한 국민권력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오전 10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