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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아시아 10번보다 유럽원정 1번이 값져"

스페인전 대패로 강팀과의 경기 필요성 부각

2016-06-0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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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숫자에 현혹되지 말라는 '통계적 오류'는 스페인전 참패를 당한 축구대표팀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밤 11시3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1-6으로 크게 졌다.
 
대표팀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 놀리토(셀타 비고), 알바로 모라타(유벤투스) 같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에게 골을 내주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 16분 주세종(FC서울)의 득점이 아니었다면 무득점 패배까지 떠안을 뻔했다. 대표팀이 A매치에서 6골을 내준 건 1996년 12월16일 아시안 컵 8강전 이란과 경기에서 2-6으로 패한 이후 20년 만이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해 A매치 16경기 연속 무패와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통계에 갇혀버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이같은 기록을 대대적으로 강조했다. 아시안컵, 동아시안컵, 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등 약체로 분류되는 아시아 팀들과의 경기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은 뒤로 슬쩍 감췄다. 일부에서 "의미 없는 기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그와 동시에 슈틸리케 감독이 "강팀과의 평가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성사됐다.
 
결과는 좋지 않았으나 스페인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수비라인을 내리는 등 물러서는 방식을 택하지 않은 건 긍정적인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팀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제대로 대표팀의 색을 갖고 맞붙어 정확한 처방을 받고 싶어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 축구인은 "결국 이제는 안방으로 아시아 팀을 초대해 10번의 평가전을 하는 것보다 1번이라도 제대로 된 팀과 경기를 펼치는 게 남는 것이 많다는 것을 모두가 지켜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강팀과의 평가전을 더 많이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가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축구계에 남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경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워야 한다.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도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는 축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표팀은 오는 5일 체코와 유럽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1일 밤(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스페인의 평가전에서 1-6으로 패한 대표팀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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