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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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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왕정 상징’ 반차도가 윤 대통령 집무실에 걸린 까닭은?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반차도 국민 소통 취지에 안 맞아”

2024-02-09 11:05

조회수 : 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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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진행자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 장소는 용산 집무실로 윤 대통령과 진행자 사이에 '반차도'가 걸려있다. (사진=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캡처)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에 걸린 반차도가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민주주의 국가 헌법에 반하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문화재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방송(KBS)에서 방영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남북회담,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집권 3년차를 맞아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집무실 벽에 걸린 반차도가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반차도는 조선시대 국가 의례를 그린 기록화로 문무백관과 행사 물품 등의 정해진 위치를 자세히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8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종횡무진'에 출연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대통령실) 집무실의 배경이 되는 그림”이라며 반차도에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반차도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 "왕은 절대 존엄이기 때문에 함부로 그릴 수 없는 존재"라며 "왕의 모습이 반차도에 존재하지 않지만, 왕의 행적을 보존하는 기록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혜문 대표는 "반차도는 조선시대 국왕의 제왕적인 힘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저 그림을 걸어놓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을 통해 대통령제를 이뤄낸 민주공화국으로 헌법에 반하는 것이고,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대담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저 그림을 걸어둔 사람은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복 차림으로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추석 '일월오봉도'도 비슷한 사례
"절대 왕정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혜문 대표는 반차도와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추석 명절 당시 '일월오봉도'를 들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절을 앞둔 대국민 영상 메시지의 배경으로 쓰인 그림입니다. 조선시대 궁궐 정전에서 임금이 앉는 어좌의 병풍에 나오는 산봉우리 다섯 개, 해, 달, 소나무 등을 그린 그림이 일월오봉도입니다. 제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이라는 점에서 반차도와 문화재적 가치가 비슷하다는 게 혜문 대표의 설명입니다. 
 
혜문 대표는 "추석 인사 때 배경으로 둔 일월오봉도는 문화 코드로 인식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그림을 두고 국민과 소통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절대 왕정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거듭되는 대통령실 실수는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뉴스인사이다-종횡무진’은 혜문 대표와 양희삼 목사가 출연해 종교인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시사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목요일 8시 43분부터 9시 15분까지 방송하며 유튜브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라이브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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