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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2024년엔 나아지기를

2023-12-22 14:58

조회수 :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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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 해'라는 문구, 진부해서 꺼려했던 표현입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 말만큼 어울리는 것을 찾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노동자 한 사람으로서 올 한 해를 돌아보면 무엇보다도 노동 관련 이슈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명백한 '과로 국가'에 포함됩니다.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상위 5위 안에 듭니다. 안 그래도 근로시간이 긴데 정부는 올 초에 갑자기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꺼내들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충격적이었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당 근무시간을 계산해보면 한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뒤늦게 "연간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으나 와닿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번에도 1만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명목임금'이 아니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수개월째 마이너스인데, 내년도 최저임금은 고작 2.5% 오릅니다. 시급으로 따져보면 한 시간당 9860원인 셈입니다.
 
장바구니 물가도 '아찔'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우유 한 팩을 사려다가도 '내가 기억하는 가격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가격이 많이 오른 게 맞았습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기름값에 먼 거리를 이동할 때에는 자차보다는 대중교통에 몸을 싣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이쯤에서 또 다시 진부한 표현 하나가 떠오릅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거시경제 지표도 암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동자, 소비자 입장에서 당장 주위만 둘러봐도 살림살이가 팍팍하다는 증거가 수두룩합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상저하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도 개선될 요인들이 없다는 뜻입니다. 언제쯤 우리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사를 쓸 수 있을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경제가 단박에 살아나는 것까진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평범한 사람들이 무탈하게 살 수 있는 2024년이 되길 바라봅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명절 선물을 살펴보는 시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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