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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불황형 흑자'에 적자전환 우려까지…고개 숙이는 '반등론'

수출 11개월째 뒷걸음…올해 누적 적자 279억달러

2023-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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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하반기에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이달 초 적자로 출발했습니다. 월간 수출액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6~7월 무역 흑자도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면서 사실상 '불황형 흑자'라는 관측이 높습니다. 특히 하반기에도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등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중국 리오프닝 지연과 반도체 부진에 따라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3일 관세청과 수출 기관 등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5.3% 줄면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수출이 10개월 연속 이상 감소한 사례는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없었습니다.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지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큰 요인입니다. 지난달 수입은 에너지 수요가 줄면서 전년 대비 25.4%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나 안팎에서는 '불황형 흑자'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그나마 '불황형 흑자'였던 무역수지도 이달 들어 30억달러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올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78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 수출 반등에 있어 가장 큰 변수로는 중국 경제 부진과 반도체가 꼽힙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지난해 8월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또한 작년 6월부터 줄곧 내리막입니다. 
 
13일 관세청과 수출 기관 등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5.3% 줄면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2분기 우리 경제는 0.6% 성장하는데 그쳤습니다.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 덕에 겨우 받아든 성적표입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합니다. 
 
내수·수출의 동반 부진 탓에 우리 경제가 연내 경기 부진 흐름을 반전시키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은이 전망한 연 1.4% GDP 성장률을 기록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 경제의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3·4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연말까지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대내 경기부진에 따른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을 뛰어 넘으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면서 "경제 위기 때마다 경기 반등의 효자 역할을 했던 수출도 중국·주요국의 경기 반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내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기반등 무산으로 인한 영향이 미국 등 주요 교역국으로 파급된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IT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속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3일 관세청과 수출 기관 등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5.3% 줄면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부산항.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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