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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어 매출 세계 5위 하이브, 어떻게 가능했나

K팝 특수적 팬덤 영향…향후 라틴 시장과 시너지 기대

2023-12-1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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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국내 1위 음악 기업 하이브의 글로벌 투어 매출이 전 세계 톱 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팝의 글로벌 신드롬이 거세지면서 관련 공연 즉, 'K콘'의 성장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이후 K팝의 약진이 글로벌 투어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_'ACT SWEET MIRAGE' FINALE 콘서트 연출 모습. 사진=빅히트뮤직
 
하이브 글로벌 투어 매출 약 2500억원…세계 5위
 
최근 미국 빌보드는 작년 11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의 월드와이드 투어를 집계한 '더 이어 인 투어링(The Year in Touring) 2023'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하이브는 글로벌 투어 총매출 1억881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해 '톱 프로모터'(Top Promoters) 차트 5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억2450만달러(약 1614억원)에서 51% 증가한 규모입니다. 올해 이 차트 10위권에 진입한 국내 기업은 하이브가 유일합니다.
 
하이브 전체 투어의 모객수는 86만명에서 160만명으로 8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진행한 공연수도 60개에서 93개로 55% 증가했습니다. 11월과 12월 세븐틴이 '더 시티' 프로젝트 일환으로 일본, 태국 등에서 진행중인 글로벌 투어까지 합산하면 하이브의 올해 투어 매출과 관람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브를 비롯한 K팝 전체 투어는 전 세계 공연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이 올해 5.1%(매출 기준)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완전체가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끝으로 유료 해외 공연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올해 K팝의 성장세가 K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K팝의 글로벌 투어 점유율은 지난 2018년까지 1%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BTS의 스타디움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포함한 42회의 공연으로, 2019년 점유율이 4%대로 갑자기 치솟았습니다. 
 
올해 점유율이 다시 뛴 것은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의 두드러진 활약 요인이 큽니다. 올해 투어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린 톱 100 순위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그룹 '세븐틴'(SVT),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엔하이픈 등 네 팀의 하이브 아티스트가 올랐습니다. 슈가가 37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54위, 세븐틴이 58위, 엔하이픈이 81위를 기록했습니다.
 
슈가는 미국과 아시아 솔로 아레나 투어를 통해 박스스코어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일본 오사카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세를 보이며 4000만달러(약 518억원) 이상의 글로벌 티켓 판매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됩니다. 하이브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년과 올해 180만명 규모의 월드투어 '본 핑크'로 K팝 걸그룹 최대 규모를 쓴 그룹 블랙핑크, K팝 걸그룹 최초로 스타디움에 입성한 트와이스,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에 네 번째 정상에 오르고 북미 시장을 공략한 스트레이키즈 등도 글로벌 투어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방탄소년단 슈가_SUGA Agust D TOUR D-DAY THE FINAL. 사진=빅히트뮤직
 
K팝 특수적 팬덤 영향…향후 라틴 시장과 시너지도 기대
 
K팝은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현재 가장 똘똘 뭉치는 집단적 형태의 팬덤을 가진 음악입니다. BTS의 글로벌 팬덤 '아미' 현상 이후 특유의 응집력 강한 팬덤문화는 점차 영미권 팝스타들에게까지 옮겨붙는 모양새입니다. 그 기조가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의 '스위프트 노믹스' 현상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전설적인 록스타, 팝스타만 닿는다는 수만석 기준의 스타디움급 투어도 강력한 K팝 팬덤의 연대는 가능하게 합니다. 글로벌 투어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이 흐름을 빌보드가 조명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빌보드는 보고서에서 K팝, 라틴 장르가 최근 부상하면서 오랫동안 글로벌 투어 시장의 양대산맥이던 팝과 록 장르 합산 시장 점유율이 2019년 69%에서 올해 48%로 하락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그 동료들에게도 확산되면서, K팝이 광범위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장르와 문화에 따라 아티스트를 구분 짓던 넘을수 없는(impenetrable)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_'ACT SWEET MIRAGE' FINALE 콘서트 연출 모습. 사진=빅히트뮤직
 
최근 하이브가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해 라틴 음악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도 향후 시너지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영미권 팝 다음으로 가장 큰 라틴 아메리카를 교두보 삼아 세계 음악·공연시장에서 영향력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이브는 최근 도시와 공연을 연계하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도 전개시켜가고 있습니다. 공연의 성공은 곧 음반과 MD 등의 주요 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져 기업 성장에 큰 동력이 됩니다. 최근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 발표한 올해의 아티스트 차트 '#RIAA 클래스 오브(Class Of) 2023'에 따르면 지민, 정국,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하이브 아티스트들은 미국 내에서 기록적인 앨범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방탄소년단 슈가_SUGA Agust D TOUR D-DAY THE FINAL.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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