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상민

blame777@nate.com@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인터뷰)'운수 오진 날' 이정은, 기회가 소중한 이유

2023-12-16 06:02

조회수 : 15,37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가 가다가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정은은 아들 윤호(이강지 분)을 죽인 살인자 금혁수를 쫓는 처절한 심정의 엄마 황순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정은은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이어 티빙 '운수 오진 날'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을 만났습니다. 두 작품 모두 호평을 받은 것에 대해 이정은은 "두 작품 모두 어려운 소재를 이야기하는데 반응이 좋아서 참여한 배우로 기분이 좋다. 흥행을 생각 안 했는데 잘 돼서 좋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신병동에도' 같은 경우 멘탈 케어 같은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편집된 걸 보고 놀랐다. '운수 오진 날'을 연출한 필 감독님이 OTT가 처음이다. 장편을 만들 때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이정은 인터뷰.(사진=티빙)
 
이정은이 연기한 순규는 느리지만 집요하게 자식을 죽게 만든 범인을 쫓는 인물입니다. 이정은은 "사실 난 직진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평소 가진 속도보다 순규가 느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체력이 강하지 않더라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순규를 히어로처럼 만들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이정은은 자신이라면 수월하게 넘을 수 있는 담도 순규를 연기하면서 최대한 힘겹게 넘는 모습을 연기해야했다고 했습니다.
 
이정은은 순규를 연기함에 있어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내 딸의 살인자'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딸을 죽게 만든 살인자를 청부업자를 시켜 납치해 자국에서 심판을 받게 만든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이정은은 "그 아버지의 모습이 상당히 침착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순규가 결이 달랐다. 보통 작품에서 그런 상황에 처한 엄마라면 울고불고 호소를 한다. 하지만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돈을 건네고 백사장이라는 인물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그런 점에서 다큐멘터리가 상상하는데 도움이 됐다. 순규도 다큐멘터리 속 아버지처럼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사실을 밝혀 내려는 모습으로 연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가 제작발표회에서도 언급한 '한국형 어머니'에 대해서는 "집요함이란 어머니가 가진 속성이다. 어떤 어머니라도 자식이 불의를 겪는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서양권의 센 작품에서 어머니들이 총을 들고 컬러를 여러 명 죽이고 하는 것과 같은 게 현실적일 수 있는 지 질문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순규가 그런 인물로 그려졌다면 '운수 오진 날'이 평범한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감정적으로 상처 입은 걸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택의 선택이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통계를 찾아 보니 복수 보다 용서를 하는 피해자가 100%. 오히려 피해를 입힌 사람이 보복을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기생충' 이후 이정은은 '오마주'라는 작품을 통해 조금은 다른 연기를 펼쳐야 했습니다. 그는 "멀티 주인공을 하다가 혼자서 해야하는 분량이 많았다. 당시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여주면서 얼굴에 다양한 감정이 많으니 빅 클로즈업을 할 수 있겠다고 용기를 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보니 장르물에 넘어오지 않았다.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마주'라는 작품 덕분에 홀로 범인을 쫓는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연기 속도와는 많이 다르다고 말한 이정은은 "시간을 줘야 하더라. 클로즈업을 하면서 그 안에 표정과 감정을 담아야 하니까 원래 내 속도보다 늦춰야 했다. 나 같으면 바로 액션을 취할 것 같은데 한 템포 쉬면서 감정을 담아야 했다. 그래도 뒤로 갈수록 와일드 해졌다"고 했습니다.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대해서도 "원래 가진 진성을 다 질렀다면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피해를 겪은 사람의 감정을 담아야 하니 억눌러서 소리를 질러야 하는 부분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운전을 하는 장면조차 억누름의 연속이었다는 이정은은 "우리나라 실정에 안전띠를 메고 촬영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야기 상 갑자기 쫓아가야 하는 장면에서 차에 타서 안전띠를 메고 하는 부분도 감정을 억누르게 하는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운전 장면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정은은 " 운전을 좋아한다. 차 액션을 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눈 여겨 보는 편이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부러 차 액션을 찍을 때 가서 모니터를 보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정은은 "내 몸이 늙어가는 걸 아니까 기회가 있을 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몸의 컨디션이 저조해질수록 더 이상을 꿈꾸게 된다. 그러니까 한 번이라도 더 체력이 될 때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스틸.(사진=티빙)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언급한 이정은은 "기회라고 한 건 인물이 한 성격이 나오면 다른 작품을 통해서 입체적으로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내가 운이 좋은 것 같다. 하나의 이미지의 엄마를 연기하면 또 다른 엄마의 입체적 모습으로 감독님이 찾아준다. 이런 기회가 결국 다른 친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여배우가 1년에 한 작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라미란 배우가 선두에서 서서 다변화된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래 배우들의 변천사를 보면 여성 캐릭터가 고정된 모습에서 반 수동적인 모습으로,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하더라.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빠르게 흡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캐릭터를 잘 소화 해야 동료 친구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정은은 "중요한 건 어떤 배우든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게 중요하다. 어떤 이야기든 결국 클리셰가 비슷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떤 관점으로 부각할 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역할보다 어떤 이야기 속 역할이 중요하다. '운수 오진 날'을 통해 범인을 추적하는 엄마가 세상에 나왔다. 수동적이냐 감정에 호소하느냐에서 진일보해 증거를 수집하고 집요하게 쫓는 엄마로 바뀌게 됐다. 그런 면에서 또 다른 엄마의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배우들에게도 기회가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이정은 인터뷰.(사진=티빙)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 신상민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