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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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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급 충격 올 수도"…건설업계 위기감 확산

건설사 폐업신고 공고 2006년 이후 최다

2023-12-14 16:50

조회수 : 15,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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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줄도산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파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건설사 부도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어두운 전망에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14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종합공사업체 폐업신고 공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53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324건) 대비 6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555건의 폐업신고 공고가 올라왔던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폐업신고뿐만 아니라 부도 처리된 중소건설사도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달 1일에는 경남의 중견건설사 남명건설이 최종 부도 처리됐습니다. 시공능력평가 285위, 경남 지역 종합건설사업자 중 8위인 남명건설은 함안의 한 지역주택조합사업 과정에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등 미수금이 600억원에 달했는데요. 만기 어음 12억4000만원을 막지 못해 결국 쓰러졌습니다.
 
아파트 브랜드 '이안'으로 알려진 시평 75위의 대우산업개발은 지난 9월 회생절차를 개시했고, 올 초에는 현대가 3세 정대선 씨가 최대주주인 건설사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해 4월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이밖에 신일건설, 대창기업, 국원건설, 금강건설을 비롯해 지난해 우석건설, 동원건설산업,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 부도를 맞았습니다.
 
최근에는 시평 16위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을 앞두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올 3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김성은 기자)
 
재무건전성 취약해진 건설사
 
건설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급하강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데요. 과거 금융위기급 충격파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건설사 줄도산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업계를 휘감고 있습니다.
 
실제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던 시기 굵직한 건설사들도 부도를 맞은 바 있죠.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2020~2021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 수주한 공사물량으로 그동안 버텼지만 이제부터는 일감도 줄고 진행 중인 사업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을 버티지 못하면 망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 재무 안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시공능력평가 50위 내 올해 3분기 보고서를 공시한 건설사 35곳 중 13곳은 부채비율(별도 기준)이 200%를 상회했습니다.
 
통상 부채비율 200% 아래를 안정적으로 판단합니다. 건설사들은 돈을 빌려 땅을 사고 건물을 짓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이는 자칫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 204.9% △롯데건설 237.2% △SK에코플랜트 285.5%이 200%를 상회했습니다. 
 
중견건설사의 경우 △HJ중공업(903%) △신세계건설(470%) △두산건설(366.1%)의 부채비율이 두드러졌습니다. △SGC이테크건설(295.9%) △HL디앤아이 한라(293.5%) △코오롱글로벌(287.6%) △태영건설(257.9%)은 200% 중후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좋았을 때 추진된 사업장에서 지금 문제가 터지고 있다"면서 "재무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고 '묻지마 저가 수주'나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일을 벌린 곳들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아야 사업이 재개되고 자금 순환이 가능한데, 내년 상반기 시장 전망 또한 어둡습니다. 미분양 물량도 쌓이는 실정입니다. 10월말 기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분양아파트는 전국 1만224가구로, 지난해 12월(7518가구) 대비 36% 늘었습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뤄왔던 분양이 나오는 연말에 청약 미달이 나타나고, 주간 아파트 가격은 연속해 하락하고 있다"면서 "건축비는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업성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 업황 바닥을 확인하고 돌 것인가가 관심사"라며 "이는 경기 상황과 금리 방향에 달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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