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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의 밴드유랑)넬 미학으로 그린 '시뮬레이션 이론'

무지개 같은 음의 다중우주…영화 같은 SF적 세계관

2023-11-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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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 네온 색감의 사이버펑크를 지나면, 거시공동(Void·우주 공간에서 수억 광년 스케일로 텅 빈 것처럼 보이는 구역) 같은 미지에 닿을 수 있을까. 우주의 무한한 별들처럼 쏟아지는 자문(諮問). 놀란(Christopher Nolan)의 디스토피아는 실존할까. TV 속 갇혀있던 짐 캐리가 스크린 밖으로 뛰쳐 나오진 않을까.
 
반짝이는 시퀀싱(컴퓨터프로그래밍 사운드) 사운드 사이로 리얼 악기(베이스, 기타, 드럼)의 스트레이트한 질주감이 세계를 확장시켜갑니다. '금단의 열매 한 입 베어 물면'(곡 'Dystopian's Eutopia' 중) 펼쳐지는 무지개 같은 음(音)의 다중우주, 인류·외계·우주·초자연주의를 두른 넬리쉬(넬스러운·Nellish)한 무채색 행성.
 
"'시뮬레이션 이론(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정체가 사실 거대한 시뮬레이션, 즉 가상으로 구현된 세계라는 것)'이라는 게 결국은 가설이니까,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우리가 이야기를 나눴다면 어땠을까요. 무향실 같은…. 소통도 안되고, 의도대로 의사전달이 되지 않는, 의지가 무기력해지는 그런 곳이니까."(김종완)
 
넬 멤버들, 김종완(보컬), 이정훈(베이스), 이재경(기타).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입체적 소리들로 건축한 '청각적 SF(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 새 EP 음반 '디스토피안스 유토피아(Dystopian's Eutopia)'로 돌아온 모던 록 밴드 넬(NELL)이 말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넬 멤버들, 김종완(보컬), 이정훈(베이스), 이재경(기타)은 "이전부터 '시뮬레이션 이론'에 관한 앨범을 써야겠다고 마음은 먹고 있었다"며 "저마다 서로 다른 시기에 써놨던 곡들(선율과 화성 등 작곡 부문)이 가사-영감과 운명처럼 수월하게 만나 (색감이) 통일된 하나의 앨범으로 완성됐다"고 했습니다.
 
"인류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정해져 있는 시뮬레이션이라면, '왜 누군가는 불행하고, 누군가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점차 확장시켜갔던 것 같아요. 세상은 누군가의 불행이 그 반대편 누군가의 이득이 될 수도 있으니까."(김종완)
 
앨범 첫 곡이자 선공개곡 '원더러(Wanderer)'를 틀자마자, 음의 웜홀로 빨려들어갑니다. 이 곡 화자는 영화 '트루먼쇼'의 TV 속 세계에서 의문을 품는 우리 자화상일지도. "'뭔가 이상하다' 인지하고 의심하는 단계인 셈이죠."(김종완) 앨범명이자 동명의 수록곡 '디스토피안스 유토피아'는, 전 지구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 '노마드(Nomad) 인류' 같은 상상까지 일렁일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는 기존의 세상이 뒤엎어지는 것이 일종의 유토피아겠죠. 이런 곳에 갇혀있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하고 그것을 탈피하려는 캐릭터들(각 곡의 화자는 다름)을 상정했던 것 같아요. 가령, AI들이 인간 세계를 점령하는 디스토피아 상황 같은 걸 상상해볼 수도 있겠죠. 그 또한 인류의 입장에선 디스토피아지만, AI의 입장에선 상황이 뒤바뀌는 유토피아 같은 것일 테니까."(김종완)
 
넬 멤버들, 김종완(보컬), 이정훈(베이스), 이재경(기타).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뮤즈, 화이트스트라이프, 블러, 같은 다양한 영미권 록 음악가들이 생각나는 음반입니다. 직선적인 록의 어법을 시퀀싱(프로그래밍) 사운드와 연결시키면서, 사이버펑크스러운 색감이 느껴집니다. 김종완은 "전체적으로 '이렇게 가자, 저렇게 가자' 의도하진 않았고 한 곡 한 곡을 작업함에 있어서 키포인트에 주력하자 했는데, 들었을 때 유기성이 있게 느껴지는 앨범이 되긴 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자기장처럼 튀어대는 도입부 전자 신스 위로 쌓이는 반짝이는 기타 아르페지오(메인 테마)의 반복 악절(곡 '디스토피안스 유토피아')에선, '넬스러운(넬리쉬한) 사운드 미학'이 직감됩니다. 한 손으로 16비트를 쪼개대는 드럼('펄' 브랜드)의 하이햇과 필인 연주가 역동성을 불어넣으며 다이내믹한 음의 곡선으로 이어집니다. 서태지가 기용한 최초의 한국인 드러머(8집 'Atomos' 녹음)이자 밴드 피아의 멤버였던 양혜승이 이번 음반에 세션으로 참여했습니다.
 
데뷔 초기작(언더그라운드 시절 1집 'Reflection of'나 2집 'Speechless')의 날서 있는 느낌들의 재현적인 느낌이 드는 곡들도 있습니다. 스트레이트한 록을 뿜어내는 'Moon Shower'나 그로울링(목소리를 긁는 창법)으로 전소하는 '할로우(Hollow)'가 그렇습니다. "사운드는 대체적으로 모든 게 다 심플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기타-베이스 리프부터 드럼의 리듬감, 보컬 멜로디 라인까지, 비교적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녹음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프로페셔널 뮤지션으로서 최소한의 정리는 했지만 오버 프로듀싱은 하지 않은. '오케이, 좋다, 끝.'"(김종완)
 
새 EP 음반 '디스토피안 유토피아(Dystopian's Eutopia)'로 돌아온 모던 록 밴드 넬(NELL).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Crack the code'는 록 색채가 강한 나머지 수록곡들에 비해 유독 팝 느낌이 강조되는 곡입니다. 신스와 베이스 음이 제외된 채,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일렉 기타로 연결되는 이 '조용한 음악'에선 리버브(잔향 효과)를 먹인 보컬 음색의 공간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기타 사운드가 한 10%라도 커지면 안됐을 거 같은데, 딱 그만큼의 그림을 우리가 적절히 표현한 것 같아요. 밴드 사운드지만, 어떻게 들으면 전혀 밴드 사운드가 아닐 수도 있는, '넬 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요."(김종완) "'디스토피안스 유토피아'가 소위 말하는 넬스럽다는 음악이라면, 이 곡은 '새로운 넬스러움, 우리 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인 것 같아요."(이재경)
 
영국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가 메가 히트곡 'Fix You(픽스 유)'를 오르간 소리에서 착안해 만든 것처럼, 넬 역시 소리 그 자체에 영감을 얻어 음악을 만드는 편입니다. 기타·베이스만 40대가 넘는 이들은 나무 특유의 울림에 따라 각기 다른 주파수를 고려하며 곡을 쓰는 편입니다. "각 베이스의 소리들도 다 달라서, 특정 소리와 울림을 내면 거기에 맞게 나머지 멤버들이 또 아이디어를 입혀가면서 곡이 완성되는 것 같아요."(이정훈) "악기는 영감을 찾아주는 통로 같은 느낌이거든요. 하나의 소리를 들으면 이미지나 상상력이 생기고요."(이재경) "뮤지션한테 악기는 친구인 거 같아요. 어떤 친구와 대화를 하냐에 따라서, 특정 무드가 발생하듯이. 같은 주제지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는 거고."(김종완)
 
6집 'Newton's Apple'(2014)과 8집 'Colors in Black'(2019)에서도 넬은 '어차피 정해진 운명 혹은 엔딩'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왔습니다. 본작 역시 비슷한 주제이지만, 풀어나가는 방법에서 SF적인 다차원의 아이디어들로 엮어냈다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6집에서도 각각 다른 캐릭터들을 상상하면서 곡을 쓴 적이 있었지만 좀더 프라이빗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영화 작업처럼 임했던 것 같아요. 각각의 상황 안에 놓여진 캐릭터들을 상상하며 썼지만, 아마 무의식적으로는 제 가치관이 들어갔을 거예요."(김종완) '인류, 외계, 우주, 초자연주의' 같은 과학과 미스터리의 주제들이지만, 섬세한 인간의 감정을 그려온 넬 고유의 인장은 오롯이 찍혀있습니다.
 
"이번 음반은 아주 심플하게 말할 수 있어요. '음악에 오롯이 집중한 앨범'인 것 같아요. 팀의 변화도 있었지만, 그만큼 순수하게 소리 작업에 몰입했던 것 같아요. 퓨어한 음악이 주는 좋은 점들을 한껏 많이 느끼게 해준 앨범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김종완) "음악이란 세계에 쑥 들어갔다가 나온 셈이죠."(이재경)
 
새 EP 음반 '디스토피안 유토피아(Dystopian's Eutopia)'로 돌아온 모던 록 밴드 넬(NELL).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에필로그: 넬과의 무향실 대화, 맑은 음의 무지개
(2023 가을밤, 재즈가 흐르는 강남 청담동의 한 바에서)>
 
익도: 첫 곡 'Wanderer'의 기타 솔로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 부분만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반복 청취했어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에 험버커픽업을 달은 것으로 아는데요. 강한 출력으로 중후하고 묵직한 소리를 내기 위함이었을까요.
 
재경: 네 맞아요. 연주부터 녹음, 그리고 믹스 단계까지 대놓고 솔로 느낌을 주는 데 충실했던 것 같아요. 솔로 트랙들을 여러개 보내줬는데 노래 중간 적재적소에 들어간 것 같아서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익도: 이 곡은 2번째 벌스로 넘어갈 때, 시퀀싱사운드가 굉장히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앨범 전체의 사이버펑크나 SF적인 느낌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두 번째 곡 'Dystopian's Eutopia'에서도 기타 메인 아르페지오가 굉장히 좋게 느껴집니다. 넬스러운, 넬리쉬한 지점이 이런 게 아닐까 싶은데요. 
 
종완: 사실 스트라토캐스터를 쓰냐 레스폴을 쓰냐는, 떠오르는 악상에 맞게 가는거죠. 심플하게 그림으로 설명하면 될 것 같아요. 맑은 하늘에 무지개를 떠올렸다 쳐봅시다. 그럼 그 무지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할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파스텔 톤이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겠고, 어떤 사람은 유화가 어울린다고 판단할 수 있겠죠. 또 어떤 사람은 흑백의 무지개도 떠오를 수 있겠고. 각기 다른 해석으로 색을 칠하는 것처럼, 기타 뿐 아니라 베이스나 신스, 하이햇, 스네어, 탐탐…. 떠올랐던 이미지에 제일 잘 맞는 도구를 선택했다고 보면 돼요.
 
익도: 최근 몇년간은 직설적인 가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신보 신곡들은 은유적인 표현들이 돋보이는 것도 특징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곡 'Dystopian's Eutopia'의 'Steel Spine's the new divine' 같은 영어 표현들도 어떤 함축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종완: 이 표현은 생각해보면 비교적 직설적인 것 같은데요. (웃음) 우리가 영화에서 많이 봤을 법한 로보트 같은 역할이 떠올랐어요. 마지막에는 '우리가 새로운 세계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이 세계의 신이다'라는 자축하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그걸 표현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divine'이라는 표현을 꼭 쓰고 싶었어요. 그러면 운율상 'spine'이라는 표현이 있을 것이고. 인간이 아닌 존재니까 금속으로 된 척추를 갖고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설명도 의식의 흐름이지만, 실제 가사를 쓸 때는 운율의 리듬감이나 사운드 들으면서 그려지는 이미지와 단어가 동시에 오는 게 있으니까. 
 
익도: 음반 전체 드럼 연주의 경우, 8비트 16비트 정도가 대부분인 것 같은데 'Moon Shower' 같은 경우는 32비트 정도까지도 올라가는 것 같아요. 텁텁한 심벌을 써서 사운드가 드라이한 사운드도 있는 것 같고. 'Wanderer'에서는 하이햇이 빠르게 쪼개지고, 'Hollow'에서는 웅장한 탐 소리가 사운드를 다이나믹하게 몰고 가는 느낌도 주는 것 같아요.
 
종완: 전체적으로 드럼 그루브와 신스 베이스를 최대한 해치치 않으면서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어프로치로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새롭게 참여한 혜승(서태지 8집 음반 녹음 드러머이자 밴드 피아 멤버였던 양혜승)의 특유 그루브가 넬한테 새로운 신선함을 넣어준 것 같아요. 
 
익도: 'Moon Shower'는 달과 태양의 대비를 그려내는 데, 그게 마지막 'Hollow'의 '빛을 따라가라'는 가사와 이어진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어요.
 
종완: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쓴 건 아닌데, 무의식적으로라도 흐름이 그렇게 가지 않았을까 생각은 해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태양이 있어서 지구상에서 달의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Moon Shower'에선 그걸 뒤집었어요.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태양이 없어도 달은 빛이 난다'고 한 거예요. 'Hollow'는 사실상 다른 화자인 건데, 예를 들어 시뮬레이션 안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누군가는 'Moon Shower'의 화자처럼 '다 부셔버리고 우리가 정복할거야'라는 태도의 캐릭터일수도 있고, 반대로 풀이 죽고 '아, 이것은 운명이구나' 하고 삶의 의욕이나 의미가 사라지는 캐릭터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 캐릭터들한테도 '이 빛을 찾아서 쫓아가라, 달려가라'라고 얘기하는 거였어요. 사실 화자가 다르니까 연결이 되지는 않는데, 가사를 쓰는 동안 앨범 안에서 생각을 하면서 무의식적인 흐름은 있었을 수 있었겠다, 지금 생각이 드네요.
 
새 EP 음반 '디스토피안 유토피아(Dystopian's Eutopia)'로 돌아온 모던 록 밴드 넬(NELL).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익도: 'Crack the code'는 코드를 균열내라라는 표현인데, 흐름 상으로는 'Moon shower'로 들어가기 전의 예열 단계인 것 같고, 조금 강한 제목과는 달리 사운드가 좀 반대에요. 다른 수록곡들과 조금 달리 팝풍의 곡으로 '모먼츠 인 비트윈' 풍과 제일 연결되는 스타일 같은데요. 상대적으로 조용한 곡 답게 공간감이 좀 크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녹음 시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썼을지 궁금합니다. 
 
종완: 보컬의 리버브(잔향 효과)가 많아서. (웃음) 그냥 듣기에는 사운드적으로는 팝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노래가 사실 넬이 아니면 하기 힘든 노래라고 생각이 들어요. 밴드 사운드이지만 밴드 사운드가 아닌 것 같게 느껴질 거 같거든요. 아마 EDM이나 힙합 하는 친구들의 경우에는 자세히 들어보면 '어? 이 곡 뭐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전체적인 앨범 트랙 순서를 짤 때는, (가사의) 이야기 흐름에 따라 배치했다기보단, 사운드 구성 상 가장 듣기 좋은 흐름으로 했어요.
 
익도: 'Hollow'를 들어보면 앨범 전체의 기승전결 흐름이 아주 잘 짜여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곡 자체도 악곡 구성의 다이나믹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처연하게 가다가, 비트감이 점점 커지고, 마지막에 샤우팅이 나옵니다. 모든 걸 다 토해내는 기분으로, 희망을 찾아가는 느낌인데요. 이 곡에서 말하는 '공허'와 '빛'이라는 의미심장한 대비가 은유하고 있는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종완: 빠른 시간 안에 결정을 내려서 녹음한 곡이에요. 원래 후주가 2절도 1절 후렴처럼 조용히 가는 거였고, 시퀀스 드럼을 쓰려 했어요. 그런데 드럼 녹음을 하던 와중에,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 나서, 거의 그 자리에서 이렇게 가자라고 하고, 구성을 바꾼 거죠. 그러길 천만 다행인 거 같고, 라이브 때(올해 12월 22~24일 잠실 학생체육관 개최 예정 'CHRISTMAS IN NELL’S ROOM 2023')도 재밌을 것 같아 기대 중입니다. 원래 몽환적인 기타팝처럼 가려고 했는데, 뭔가 어딘가로 더 갈 거 같으니 해보자, 이런 느낌이 들면서, 더 그쪽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 같아요. 가사도 없는 상태로 스튜디오 들어가서 쓴 것인데 운이 좋게 사운드와 잘 맞게끔 드라마틱하게 나온 것 같아요. 음반 구성 템포 상으로도 제일 마지막 수록곡으로 가야했었고, 후련하게 희망적으로 음반을 끝낼 수 있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익도: 마스터링을 두 군데 보냈다고 들었습니다.(Mastered by Randy Merrill @Sterling Sound NY, Stuart Hawkes @Metropolis Studio London) 제가 한 번 맞춰볼게요. 1.Wanderer 2.Dystopian's Utopia 3.Crack the Code은 메트로폴리스(런던), 4.Moon Shower 5.Hollow는 스털링사운드(뉴욕)?
 
정훈: 3곡을 맞았다고 해야하나, 2곡을 틀렸다고 해야하나.
멤버들: 하하하.
 
익도:이번 앨범을 어떤 공간에서 들었으면 좋을지,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어요. 
 
정훈: 어디서 듣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집중해서 들었을 때 생각나고 느껴지는 뭔가가 있었으면 해요.
 
재경: 공간은 어디서든 좋을 것 같아요. 해석하는 건 들으시는 분들 자유니까, 느끼시는 대로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각자 만의 공간을 떠올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종완: 특정 장소라기보단, 최소한 이어폰으로는 들었으면 좋겠어요. 사운드적으로 비교적 꽤 만족하는 앨범이거든요. 꼭 이어폰이나 가능하다면 좋은 헤드폰으로 들으면 훨씬 더 우리 의도 파악이 잘 될 거에요. 그러면 듣는 사람도 재밌지 않을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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