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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재계약’이 흔드는 YG ‘흙빛’ 미래

'따로 또 같이' 전망 우세…"새 성장 동력 필요"

2023-11-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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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블랙핑크가 그룹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대한 전망에 설왕설래가 한창입니다. 현재 YG의 경우, 블랙핑크의 성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원을 다양화시킬 수 있을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음악 업계에 따르면, 현재 블랙핑크는 팀 단위의 활동은 YG에서 진행하되, 멤버 각각의 활동은 따로 할 '따로 또 같이' 시스템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아직까지 YG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계약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이를 공시할 예정입니다. 멤버들이 팀 활동 관련 재계약에 날인한다면, YG로서는 자사 최대 IP(지식재산권)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룹 블랙핑크의 재계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올해 8월부터 나왔습니다. 데뷔 7주년(8월8일)을 기점으로 YG와 재계약 확정 여부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각종 '설'들이 난무했습니다. 멤버 지수·제니가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는 설, 로제만 YG와 재계약하고 나머지 세 멤버 제니·지수·리사가 YG를 떠난다는 설도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YG 측은 2개월 째 각종 설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일축해왔습니다.

그룹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에서 멤버들 모습. 사진=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IP 파워는 데뷔 이래 꼭지점 상단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년 간 두 번째 월드 투어 '본 핑크'로 전 세계 180만명을 동원했습니다. 단독 투어로는 방탄소년단(BTS) '러브 유어 셀프(205만명)' 이후 K팝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이자, 걸그룹으로는 최대 기록입니다. BTS가 소속사 하이브와 재계약을 맺고 2025년 이후에도 함께 활동할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블랙핑크 재계약 여부도 동시에 주목받아왔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주목합니다. 22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비틀스·아델이 받은 대영제국훈장을 수여받았습니다. 지난 2021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당시 그룹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에 대한 전 세계 시민의 인식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은 겁니다. 
 
YG 입장에선 현재 차세대 아티스트의 성장 동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블랙핑크 재계약이 향후 실적 가늠할 만큼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트레저와 데뷔를 앞둔 베이비몬스터가 있지만, 블랙핑크가 가요계에서 가진 영향력과 YG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을 고려하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문화예술인 격려행사에서 그룹 블랙핑크에게 대영제국훈장(MBE)을 수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블랙핑크가 없는 YG의 4분기와 내년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증권사에서 내놓는 리포트 역시 YG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 중입니다. YG 주가는 5월 말까지만 해도 10만원대를 바라보다가, 8월부터 흔들리더니 10월부터는 5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반 토막이 난 겁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반년새 8000억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최근 YG 전 소속 가수인 지드래곤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악재도 겪었지만, 무혐의 결론이 나면서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입니다.
 
2023년 영업이익에서 블랙핑크의 기여도는 85% 이상에 달할 정도입니다. 빅뱅과 아이콘 멤버들이 회사를 떠났고, 위너는 군입대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올해 3월 YG는 기존의 매니지먼트, A&R 부서를 개편해 아티스트 단위의 멀티조직을 새롭게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개편 이후 YG 소속 그룹의 활동 공백기가 줄어들고 트레저나 베이비몬스터 같은 새로운 신인 제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까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올해 1월부터 양현석 프로듀서가 멤버 선발을 직접 주도했고 데뷔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2016년 8월 블랙핑크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YG 걸그룹으로 '제 2의 블랙핑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매출 1440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5.6%, 36.5% 상승한 수치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입니다. 앨범 매출은 감소했지만, 콘서트 매출과 굿즈 매출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호실적에도 캐시카우인 블랙핑크 재계약 불확실성이 주가와 내년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룹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에서 멤버들 모습. 사진=YG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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