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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스위프트·서태지·아이유…전 세계 스크린 공연 실황 붐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극장 새 전략…팬덤형 콘텐츠로 다각화

202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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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전 세계 스크린이 대형 톱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을 선보이는 새로운 제작 열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미 전역을 순회하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를 영화관 영상으로 옮겨 첫날만2600만달러(343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미 최대 영화체인점 AMC 집계 기준 역대 개봉작 중 하루 최대 예매액 기록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일일 티켓 판매액(약 224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으로 영화와 공연 업계 신드롬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투어는 약 5년 만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돼 올 11월까지 이어집니다.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52회 투어를 여는 동안 10억 달러(1조3000억원) 이상의 티켓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됩니다. 도시마다 식당, 호텔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AP·뉴시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투어와 연계한 관광 등 수익이 미국 경제에 46억달러(6조 950억원)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집계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라는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회당 7만명씩 몰려든 공연 현장에서는 팬들이 일으킨 진동이 지진계로 2.3을 기록해  ‘스위프트 진동’이라는 말까지도 나왔습니다.
 
스위프트의 이번 투어를 곧바로 영화화한 것은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스위프트의 공식 배급사인 AMC는 세계 최대 극장 체인이지만 리갈(Regal), 시네마크(Cinemark) 과 같은 경쟁 극장에서도 스위프트의 공연은 상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맥스(IMAX) 상영관은 250여 곳의 티켓이 모두 동났습니다. 콘서트 실황을 대형 화면과 퀄리티 높은 사운드로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의 오감과 새로운 경험을 만족시켰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경제에 46억달러(6조 950억원)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집계된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미 전역을 순회하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사진=뉴시스·AP
 
콘서트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K팝 업계에서도 활발합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는 투어 때마다 현장에 오지 못한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전 세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라이브 뷰잉'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공연장 내 수용인원 제한이 불가피함에 따라 차선책으로 마련한 서비스이나, 공연을 새로운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접근성이 취약한 팬들에게 폭넓은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라이브 뷰잉의 경우 세계 75개 국가·지역 총 3711개 영화관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돼 성황을 이룬 바 있습니다. 올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두 번째 월드투어 '액트: 스위트 미러지'도 세계 32개 국가/지역의 총 1303개 영화관에서 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75개 국가·지역 총 3711개 영화관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된 지난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라이브 뷰잉. 사진=빅히트뮤직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서태지, 아이유의 과거 콘서트를 CGV에서 실황으로 선보이면서 공연의 스크린화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은 분위기입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글로벌 OTT 독점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수익 고심에 빠진 오프라인 영화관이 팬덤형 공연 콘텐츠와 협업하는 구조입니다. 오프라인 수익 장기화를 위한 협업 방식은 향후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극장 산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면서 영화관에서도 콘텐츠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있어왔다”며 “김호중이나 임영웅 같은 트로트 공연 실황으로 이미 영화관은 팬덤형 콘텐츠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싱어롱’ 같은 이벤트까지 여는 것은 팬들의 비어있는 시간을 채우는 일종의 ‘모임 공간’으로써 기능함과 동시에 팬들과 극장, 제작사가 최소한의 윈윈을 거둘 수 있는 전략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오는 6일부터 전국 CGV에서 개봉하는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 '타임트래블러'. 당시 공연에 방탄소년단(BTS)이 게스트로 나왔다. 사진=CGV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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