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QM6·XM3, 2~3년 후엔 친환경차 아냐…르노삼성, 판매 악영향

2020년 구조조정 이후 QM6·XM3 부활에 실적 개선세

이 기사는 2022년 03월 4일 18: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성장을 이끌던 LPG 베스트셀링카에 세제혜택이 향후 사라지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QM6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가운데 유일한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LPG차의 장점 가운데 하나인 저공해차 적용을 정부가 오는 2024년부터 제외하기로 하면서 향후 판매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4일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3718대, 수출 7795대 등 작년 같은 달보다 56.8% 증가한 1만1513대를 판매했다. 올해 1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16.4% 늘어난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 두 달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는 SUV인 QM6의 선전이 두드러졌는데, QM6는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한 2142대가 판매됐다. 이 중 LPe 모델이 1254대 팔려 전체 QM6 판매량의 58.5%를 차지했다. 또 주력 모델 중 하나인 쿠페형 SUV XM3는 1062대가 판매되며 QM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 실적을 거뒀다.

 

특히 XM3(수출명 아르카나)는 지난해 6월부터 유럽 시장에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에만 수출로 XM3 6783대를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XM3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인 54.7%(3710대)를 차지하면서 인기를 끌자 올 하반기에는 국내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정책변화로 회복세를 이어가던 르노삼성차에게 악재가 닥쳤다. 정부가 앞으로 2~3년 안에 LPG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차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LPG·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은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4년부터 LPG 차량은 개별소비세 감면, 공용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 현재는 저공해차를 살 경우 개별소비세는 1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액 감면받을 수 있고,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142만원의 세제혜택을 받는다. 여기에 취득세는 최대 40만원 감면을 받을 수 있고 공영주차장 주차비 50% 할인의 혜택도 받게 되지만, 저공해차량이 아닐 경우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금액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아닐 수 있지만, 결국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LPG차량과 하이브리드차량을 선택하려던 소비자 입장에서 더 고심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완성차업체들의 대응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월 신차등록 사용연료별 대수 (사진=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다만 일각에서는 판매 비중이 높은 하이브리드차량을 저공해차량에서 제외하는 시점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서도 얘기했듯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무공해 차량은 아니지만, 탄소배출량은 기존 내연기관 대비 현저히 낮다”라며 “하이브리드나 LPG 차량의 세제혜택을 줄이면 당장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높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차는 지난해에만 각각 6만8423대, 8만743대 등 총 14만9166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면서 시장 점유율 8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던 만큼 영향이 클 것으로 비치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동화 모델을 속속 내놓으면서 아이오닉5나 EV6 등 대체 모델을 통한 수요를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올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으로 2025년 세제혜택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수혜를 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는 탓에 3년간 판매하고 난 후에는 다른 모델을 통한 대안이 마땅히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르노삼성의 기존 베스트셀링 모델인 QM6는 유일하게 LPG를 채용한 SUV로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는데, 이 같은 정책으로 향후 다른 경쟁모델과의 차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LPG 모델의 경우 정숙성과 세제혜택 등으로 경쟁모델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이사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가 발표한 2021년 경영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462억1300만유로(약 62조7614억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6억6300만유로(2조2585억원)로 전년 3억3700만유로(4577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4% 상승한 3.6%로 당초 2023년까지 이뤄내기로 했던 영업이익률 3% 돌파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앞서 2020년 르노삼성은 2012년 8월 이후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전체 임원 수를 40%로 줄이고, 남은 임원에 대한 급여도 20% 삭감하는 등 구조조정 프로그램인 ‘서바이벌 플랜’ 가동을 통해 지난해 다시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며 새 출발 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이외에도 이달 1일 4년 넘게 르노삼성차를 이끈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물러나고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이사(사장)가 새롭게 부임하면서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르노삼성차가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운 시점을 버티고 엔지니어 출신의 새로운 CEO를 맞이하면서 어떤 라인업으로 신차 출시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김창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