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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문 대통령, 최고 예우로 홍범도 장군 유해 맞아

유해 봉환 후 대전현충원 이송…서거 78년 만 조국 땅으로

2021-08-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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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리를 이끈 '독립군 영웅' 홍범도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직접 맞았다. 홍 장군은 서울에서 5000km 떨어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1943년 서거한 지 78년 만에 광복절인 15일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성남 서울공항에서 거행된 유해 봉환식에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 국가안보실장, 비서실장, 국방부 장관, 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분향, 묵념을 통해 홍 장군의 유해를 정중히 맞이했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현지에서 유해를 모셔 온 특사단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홍 장군의 유해는 군악대 성악병의 독창 '올드 랭 사인'과 함께 의장대의 호위 속에 로더를 통해 특별수송기에서 하기된다. 노래 올드 랭 사인은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국가처럼 불리던 노래로 1943년 타국에서 광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홍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준비했다.
 
추모를 마친 유해는 국가보훈처 차장,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경찰의 호위 하에 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한다. 정부는 홍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16일일부터 17일 이틀간 온·오프라인 국민추모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추모제 기간을 거친 뒤 18일 공식 안장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후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 승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식이 열린 서울공항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에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유해 임시안치소를 마련하고, 현충탑 앞에는 추모 제단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민 누구나 선착순으로 현장 추모가 가능하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동시 추모객 수를 제한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시행할 예정이다. 드라이브 쓰루 추모와 독립운동 단체의 경우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홍 장군은 일평생 조국 해방을 위해 무장투쟁을 펼쳤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최진동 장군과 함께 독립군을 이끌고 봉오동 골짜기에서 일본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의 전면전을 벌여 무장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뒀다. 같은 해 10월 보복전에 나선 일본군 대부대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와 합세해 무찌른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홍 장군은 끝내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1943년 카자흐스탄에 잠들었다. 이로써 홍 장군은 서거 7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홍범도 장군이 승리를 이끈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기준으로 하면 10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위해 국가보훈처장,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우원식 의원, 국민 대표 자격으로 배우 조진웅을 카자흐스탄에 특사단으로 파견했다. 특사단은 지난 14일 크즐오르다에 위치한 홍 장군 묘역에서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와 고려인협회와 함께 추모와 제례로 유해를 정중히 모신 후 이날 오전 대한민국 군 특별수송기(KC-330)로 본국으로 봉송했다.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 개막식에 참가한 홍범도 장군(왼쪽)과 최진동 장군. 1922년 1월. 사진/독립기념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출발하는 특별수송기는 카자흐스탄 상공을 3회 선회한 후 대한민국으로 향했다.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한 후에는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이날 19시 30분경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종을 모두 투입한 것으로 1921년 연해주 이주 후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홍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기 위해서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2019년 4월 한국-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시 문 대통령이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홍 장군 유해 봉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면서 본격 추진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1절에 유해 봉환이 결정됐음을 발표한 후 봉오동 전투 전승 100주년을 기해 홍 장군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봉환이 연기돼다 이번 카자 흐스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결실을 맺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후 특별기를 통해 서울공항에 도착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 하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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