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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아동학대 대책 이대로는 안돼

'보호종료아동' 대책 절실

2021-05-03 06:00

조회수 : 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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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동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가 1년에 2회 이상 진행된 경우 가해자와 피해아동을 바로 분리시키는 '학대아동 즉각분리제도'가 도입됐다.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일어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찰과 공무원의 잘못된 대응이 도마에 오르면서, 피해아동을 분리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도가 시행된 지 약 한 달 만인 지난 4월 28일까지 140여명의 아동이 분리조치됐다.
 
이렇게 분리된 아동은 어디로가서 어떻게 생활하게 될까.
 
이들은 일정한 과정을 거쳐 일부는 원가정으로 돌아가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당수는 부모와 영구히 떨어져 살게 된다.
 
현재 '아동복지법'은 분리조치된 학대피해아동에 대한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아동은 이후 입양되거나 대리양육을 원하는 연고자가 돌보기도 하지만 가정위탁, 아동복지시설입소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경우도 많다.
 
부모와의 분리는 영구하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보호조치에는 종료 시점이 있어, 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아동·청소년기를 보냈던 공간에서 독립해야 한다. 
 
정부는 초기 정착을 돕기 위해 1회에 한해 300~500만원을 지급해 왔다. 2019년 3월부터는 정기적으로 매달 30만원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대상 범위를 점차 늘려 지난해 수당을 지급받은 아동은 직전해보다 2800명 늘어난 7800명에 달했다.
 
다만, 이보다 앞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호종료된 아동 4명 중 1명은 이후 근황조차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보호종료 5년 이내의 사후관리 대상 청소년 1만2796명 중 3362명(26.3%)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사회로 나온 이들은 성매매·범죄조직 참여, 계획하지 않은 임신 등의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보육원 생활을 하던 한 청소년이 보호 기간 종료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해외 일부 국가들은 위험에 취약한 아동들을 위해 관련 제도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은 각 주정부에서 보호종료 이전부터 위탁보호 아동에 대한 사례 관리를 한다. 이후에는 월 1회 아동을 방문해 주택·건강보험 등의 자립 욕구를 파악하는 등 이들을 돕고 있다. 영국은 보호종료된 모든 아동에게 개인상담사를 지정해주고 정기적인 상담을 지원한다.
  
현재 국회에는 학대아동과 관련한 법안 64개가 계류 중이다. 이 중 보호종료아동과 관련한 내용은 9건뿐이다. 이마저도 경제적·의료적 지원에만 쏠려 있다. 다른 나라의 제도를 참고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에 대한 포괄적이고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학대피해아동을 원가정에서 분리하는 일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아동들이 이후의 삶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제도적 고민이 절실하다.
 
용윤신 경제부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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