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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뚫고 해외진출 속도내는 은행들
신남방 진출·현지규제 대응 강화…네트워크 유지 등 물밑작업…"국내시장 포화에 글로벌화 가속"
입력 : 2020-06-16 오후 2:14:59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가시적 성과에 시일이 걸리는 영역인 만큼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 포화와 경기 침체에 신시장 개척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부고핀은행에 대한 추가 지분 확대로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이미 인수 자금으로 약 24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에스크로계좌(제3자결제) 납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법인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미얀마 진출에는 지점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같은 달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사 지분인수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국민은행은 올 초에만 신남방 국가에 주요 거점을 두 곳이나 확보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코로나19에도 해외진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현지 상황에 비춰 사업 일정이 다소 늦춰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과 함께 미얀마 진출에 성공한 기업은행 역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사업을 도울 '금융 교두보'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사태 진정시 주요국들이 인프라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신남방 국가 등에 1000억달러 상당의 수주 계획을 밝힌 상태다. 미얀마에 진출할 국내 기업의 현지 정착과 조기 안정화를 위한 기업은행의 역할은 더 커졌다.      
 
지주사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한 신한·하나은행은 향후 글로벌 진출을 위해 각국의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협약을 토대로 지난 4일에는 두 은행이 10억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는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4월 홍콩금융관리국에 은행업 인가신청서를 제출하며 내년 홍콩 지점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대구은행도 4년 만에 베트남 호치민 지점 개설 본인가를 따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가 막바지에 현지 당국의 승인이 미뤄졌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감이 여전히 크지만, 국내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만큼 은행들은 신시장 개척에 용기를 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쌓은 현지 네트워크가 일순간 사업 성과로 환원된다는 점도 은행들이 글로벌 사업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주요 은행들의 자산이 매해 수십조원씩 늘어나고 있는 부분도 은행들의 해외진출을 부추긴다. 현 상황에선 언제고 성장 한계점에 봉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업권 내에 팽배하다. 한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국내에서 비슷한 규모의 은행들이 계속해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기존 비즈니스도 잘해야겠지만 그것보다 글로벌 비즈니스쪽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위한 물밑작업에 분주하다. 사진은 이달 본인가를 얻은 대구은행 베트남 호치민 지점 모습. 사진/대구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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