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라임유착' 금감원, 도넘은 도덕적 해이
팀장급 직원 구속에도 "개인일탈"…전문가 "충분한 감사와 처벌 뒤따라야"
입력 : 2020-04-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 팀장급 직원이 라임펀드 내부정보 제공을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아 구속됐지만, 금감원은 공직기강을 세우기는 커녕 '개인 일탈'로만 치부하며 청와대에 책임을 떠넘겼다. '임직원 행동강령'과 개인의 양심에만 맡기는 부실한 내부통제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김모 팀장이 청와대 행정관 시절에 저지른 라임자산운용과의 유착관계에 대해 "개인 일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 팀장급 직원이 금융사와 유착관계를 갖기에는 영향력과 권한이 크지 않으며, 오히려 청와대 행정관 재직 기간을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팀장은 청와대 재직 시절 라임펀드의 전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김 팀장과 김 전 회장이 유흥업소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팀장이 금감원 재직 시절 금융사 과태료 감경을 시도하려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단순히 청와대 탓만 하기에는 금감원 내부 통제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금융감독이라는 공적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강한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규제기관은 특성상 피검 기관과 유착할 수 있는 위험성이 항상 내재돼 있다. 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모두 마찬가지다. 핵심은 철저한 내부 통제와 유착이라는 비리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사후처리를 하는지다. 기관마다 내부 감찰과 징계절차가 있지만 '제 식구 감싸기'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투명한 감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자체감사와 징계절차에 외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징계 및 감찰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의 내부통제는 '임직원 행동강령'과 '직원 청렴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다. 정기적 내부감찰이 있지만 적발 사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금감원의 내부감찰과 감사가 태만했으면 거기에 대해서도 충분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라임 유착 사건과 관련해 금감원의 사후 절차는 너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감찰실은 청와대에서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나서기 전까지 특별한 자체조사가 없었다. 박 교수는 "손도 안쓰고 그냥 뭉개고 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DNA는 금융회사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며 "그런 만큼 권한이 과잉되지 않도록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의 부실 책임은 금감원장만 지는 게 아니다"라며 "모든 정부기관이 그렇듯 (인사권한이 있는) 대통령 책임까지 올 수 있다. 금감원은 자신들이 민간기관이라는 안일함을 버리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