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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조정 임박 징후…"기업체질 취약, 구조개선 필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개선 불가피…전문가들 "부실기업 과감히 버려야"
입력 : 2020-04-1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산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년전부터 상장기업 중심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대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중심의 체질개선이 미흡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부가가치를 중심으로 기업 체질을 적극 개선하되, 부실 기업들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7일 금융권·학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는 하나의 도화선일 뿐, 국내 기업들은 이전부터 부실했다는 게 중론이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작년 기준 국내 코스피 기업들 가운데 3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낸 비중이 20.8%에 달한다"며 "이는 2018년도에 비해 많이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코스피 기업은 어느정도 재무구조가 탄탄하다고 검증 받은 곳이다. 그럼에도 이자를 못 낸 기업이 많다는 건 전반적으로 기업 체질이 안 좋다는 걸 방증한다. 
 
국내 기업체질이 부실해진 이유는 대략 두가지로 꼽힌다. 첫 번째는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경제 현상에 적절히 대응 못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방만경영 탓이다. 홍 팀장은 "국가 경제성장에 따라 맞는 산업전략이 있는데, 국내 기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GDP 2만달러에 맞는 산업전략이 GDP 3만달러 시기에는 안 맞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가 성장할 수록 거기에 맞게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업종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GDP는 오르는데 산업구조가 여전히 낙후해 있으면 임금만 오르고 생산성은 저조해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의 방만경영까지 겹치면 산업발전은 더 뒤쳐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항공산업이 이번 코로나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건 맞지만, 예전부터 항공사는 부실이 누적돼왔다"며 "대표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심한 방만경영으로 경영이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과거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우건설·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여파로 부실의 늪에 빠졌다. 대한항공 총수일가는 '땅콩회항'에 횡령·배임·일감 몰아주기·밀수 등 일탈행위로 그룹을 위기에 빠뜨렸다. 박 교수는 "요즘 거론되는 두산중공업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 사태가 없었더라도 유동성 위기가 있었다. 두산 문제는 하루이틀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국면이 지나면 자연스레 구조조정 활성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 팀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시켜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업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성이 없는 것들부터 구조조정하고, 새로운 사업을 연구개발(R&D)을 통해 발굴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도 고부가가치에 맞는 제도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기업체질을 전환시키는 금융정책을 지속 추진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맞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체질개선이 한발 늦었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도 코로나 사태를 겪게될 줄은 몰랐지만 점차 시장의 돌발변수가 잦아지는 걸 감안해 최대한 일찍 체질개선을 마쳤어야 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홍 팀장은 "아직 우리나라는 제도적 시스템이 뒷받침 하지 못한다"며 "특히 '타다'처럼 새로운 서비스를 진흥시키지 못하고 미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빠른 '옥석가리기'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판단했을 때 시장으로 회생할 수 없으면 최대한 빨리 국가가 개입해 국유화 시켜야 '밑빠진 독에 물붓기'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원칙적으로 지원을 통해 유지가 될 수 있으면 지원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빨리 지분인수를 해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산업은행도 부실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구조조정에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드는 만큼, 국가가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구조조정하거나 회생절차를 가게 되면 노조와의 문제도 발생한다"며 "실업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안전망을 작동시키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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