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신천지 '봐주기 논란'…검찰, 명분·실리 고민
신도명단 포렌식 후 압색 명분 잃어…현행법 위반 여부 주목
입력 : 2020-03-18 오후 3: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 총회장 등에 대한 고소·고발을 수사 부서에 배당한 것 외에 주목할 만한 진척이 없다. 일각에선 검찰의 '신천지 봐주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신천지 수사를 둘러싼 검찰의 입장을 살펴보면 검찰은 신천지 수사의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양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천지 수사에 관한 검찰의 봐주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쟁점은 검찰이 압수수색 등 신천지 강제수사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검찰은 지난 1일과 3일 대구경찰청이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거푸 반려했다. 검찰은 정치권의 강제수사 촉구에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대구광역시는 공무원 58명과 경찰 39명 등 총 97명을 투입해 남구 대명동 소재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2차 행정조사를 실시했다. 사진/뉴시스
 
검찰의 수사 의지 논란은 대검찰청 포렌식팀이 신천지 신도 명단을 분석한 결과를 놓고도 제기됐다. 포렌식팀은 지난 6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과 정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경기도 과천시 소재 신천지 본부에서 행정조사를 실시, 신천지 본부 서버에 있는 신도 명단 등 각종 자료를 확보했다. 그런데 포렌식팀은 행정조사를 통해 확보한 신천지 신도 명단을 10여일 동안 분석한 결과 앞서 신천지 측이 정부에 제공한 신도 명단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방역당국과 서울시, 경기도 등은 신천지가 신도 명단을 고의로 누락해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검찰이 신천지를 압수수색 해야 한다'는 주장의 주요 명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검 포렌식팀의 발표대로라면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압수수색의 명분도 사라진 셈이다. 일각에선 포렌식팀의 신도 명단 분석 결과로 인해 신천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고 신천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완전히 중단된 건 아니다. 검찰은 이 총회장 등에 대한 횡령·배임, 사기죄 등에 대한 고소·고발 건은 수사 부서에 배당하고 수사에 돌입키로 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신천지 수사의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구경찰청의 두 차례 압수수색영장 청구 거부만 하더라도 신천지 대구교회가 교인 명단을 누락한 건 고의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신천지 대구교회가 일부러 신도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어서 강제력을 동원해야 할 필요성이 뚜렷할 때 진행할 수 있다"라면서 "신천지 측의 역학조사 방해 행위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렌식팀에 의한 신도 명단 비교 분석에선 강제수사의 명분을 못 찾은 게 사실이지만, 고소·고발 건 중 현행법 위반에 대해선 정밀하게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만희 총회장에게 제기된 현행법 위반 혐의는 횡령·배임, 사기죄, 폭력행위처벌법(특수공갈) 위반죄, 형법상 노동력착취 유인죄 또는 영리목적 유인죄 등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검찰이 '먼지털기식 수사'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 염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그렇다고 검찰이 계속 신천지에 제기된 의혹을 모른 채하면 '신천지에 너무 관대한 거 아니냐', '수사를 안 하는 데는 다른 의혹이 있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