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국내 감염원으로 꼽힌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건축법과 학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 등 신천지 수사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신천지의 불법행위를 포착, 이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5일 법조계와 종교계에 따르면 전국의 신천지 교회 중 상당수는 건축법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를 '종교시설'로 제대로 등록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정보 통합열람 시스템을 통해 서울과 경기도 소재 26개 신천지 교회의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건축물 용도를 '종교시설' 또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한 곳은 1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종교시설 대신 교육시설, 업무시설 등의 용도로 등록됐다.
건축법에 따르면 교회는 건축물 용도상 종교시설 또는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해야 한다. 둘의 차이는 면적이다. 일반적으로 교회 등은 종교시설로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부득이 전용 예배공간(바닥면적 합계가 500㎡ 이상)을 확보하지 못해 다른 건물의 공간을 빌려 쓰는 곳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이 가능하다.
2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경기 가평군 평화연수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천지가 건축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대표적 사례는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광역시의 신천지 교회다.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신천지 교회(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는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다. 이 건물에서 종교시설로 등록된 곳은 지하 1층과 지상 8층뿐이다. 나머지 층은 교육연구시설과 운동시설, 업무시설 등의 용도로 등록됐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 건물은 전체가 신천지 예배당으로 활용됐다.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도 이 건물의 4층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가 학원법을 어겼다는 지적도 있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원이란,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교육받는 10명 이상의 학습자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30일 이상의 교습과정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그런데 방역당국이 확인한 것처럼 신천지는 '복음방'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운영하면서 예비 신천지 교인들을 교육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학원법에 따르면 복음방도 학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주장이다.
법조계에선 "신천지가 건축법을 위반했다고 바로 검찰의 수사가 개시되는 건 아니고 우선 관할 행정당국의 사실확인과 시정조치가 사실확인과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원법의 경우 일반적으로 종교단체는 언제 어디서든 교리를 강론하거나 신도들을 교육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교육시설을 만들었다고 학원법을 적용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신천지는 일반인들을 예비 신도라는 명목으로 교육하기도 했으니 학원법 위반 여부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대구 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종교시설로 등록된 곳 이외의 장소에서도 예배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건축법 위반에 대해 일차적으로는 구청에서 행정지도를 하고, 시정이 안 되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