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현직 근무 당시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검사출신 A씨의 퇴직 후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씨는 강제추행 사건 직후인 2015년 5월 검찰을 떠난 뒤 대기업 임원으로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전 A씨는 국내 대형로펌으로 취업할 예정이었다가 변호사 등록이 어려워지자 대기업행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퇴직 후 넉달 뒤인 2015년 9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냈다가 철회했다. 서울변호사회가 등록신청 건을 등록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적정성을 심사하려 하자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변호사법상 변호사로 개업하려면 누구든지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 전에 개업하려는 지역 지방변호사회를 거쳐야 한다. 또 서울지방변호사 회칙 9조 3항은 '회원이 되고자 하는 자의 입회신청이 있을 때에는 입회의 적정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당시 서울변호사회는 A씨가 퇴직한 이후 성추행 등 비위사실에 관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등록심사 회부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에서 걸러지지는 못했지만 변호사 단체에서 스크린 된 셈이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따르면, 이후 A씨는 현재까지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A씨는 2015년 말 대기업 법무팀 고위 임원으로 영입됐다. 당시 이 대기업은 총수가 형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A씨는 서울남부지검으로 보임되기 전 법무부에서 3년간 근무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소속 대기업에서 나왔다
현행법상 문제가 없지만, 법조계에서는 A씨의 대기업 임원 영입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경력 10여년차로, 서초동에서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한 검사출신 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이 아닌 검사가 대기업 임원으로 바로 영입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4년차인 한 청년 고용 변호사는 “자칫 남의 성공을 질투하는 것처럼 비칠까 조심스럽지만, 변호사 등록이 안 되는 법조인이 전관이나 또는 다른 배경으로 바로 대기업 고위 임원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박탈감이 든다”고 했다.
한 변호사 단체 임원은 “변호사 아닌 사람이 법무팀에서 근무하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변호사 업무를 했다면 변호사법 위반이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성추행 조사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