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등 최근 구속됐던 대형사건 주요 피의자들이 구속적부심을 통해 잇따라 풀려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직 부장판사가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김동진(사법연수원 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서울지법(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의 3회에 걸친 구속적부심 석방결정에 대하여, 나는 법이론이나 실무의 측면에서 동료법관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위 석방결정에 대하여 납득하는 법관을 한 명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고 내가 법관으로서의 생활이 19년 째인데, 구속적부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렇게 법조인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특정한 고위법관이 반복해서 하고 있는데, 그리고 그 법관의 권한행사가 서울시 전체의 구속실무를 손바닥 뒤집듯이 마음대로 바꾸어 놓고 있는데... 이것을 비판하는 것이 왜 정치행위라는 식으로 폄훼되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조인들은 알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벌거숭이 임금님을 향하여 마치 고상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위선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51부(재판장 신광렬 수석부장)는 지난달 22일과 24일, 군 사이버사의 댓글조작에 직접 개입한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과 임관빈 정책실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맡아 모두 석방시켰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와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변소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임 전 실장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거나 증인 등 사건 관계인에게 위해를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의 출석을 보증할 만한 보증금의 납입을 조건으로 하여 석방을 명한다"고 석방이유를 밝혔다.
지난 29일에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연루된 한국e스포츠협회 비리사건 핵심 피의자인 조모씨에 대해서도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조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사 신청을 인용했다.
김 부장판사는 같은 날 SNS를 통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열린 고 이일규 전 대법원장 추념식과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정치적 이유로 재판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 것에 대해서도 “나는 신임 대법원장님이 해당 이슈에 대하여 침묵했어야 한다”, “상식에 어긋나는 판결들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형국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 대법원장이 신 수석부장을 감싸기 위해 발언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통상적인 법관의 독립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이 전 대법원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대법원 판사로 근무하면서 정치권의 눈치를 한치도 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분이다. 또 신임법관들에게 강조한 법관독립의 원칙은 헌법상 기본원칙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법원의 또 다른 판사도 “법관 개인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김 부장판사가)어떤 생각으로 썼는지는 모르지만, 문언적 표현을 가지고 최근 구속적부심 인용 사례와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김동진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SNS를 통해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 구속적부심 결정을 비판한 글. 사진/김 부장판사 SNS갈무리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