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식기반사회로 변화하면서 기술력과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 간 국제 지적재산권 문제는 최근 삼성과 아이폰의 디자인 특허분쟁과 퀄컴 과징금 소송 등에서 나타나듯 증가하는 추세다.
특허법원(법원장 이대경) 주최로 열린 '2017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에는 8개국에서 모인 판사들과 지식재산권 전문가 200여명 참석해 세계 지식재산법관협회(IAIJ) 설립 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이 아시아 특허청과 아시아 지재 법원을 설치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한상욱(55·사법연수원 17기)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장은 통합 특허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한·중·일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실무의 구심점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한·중·일 TF의 업무는 3국의 판사, 변호사, 학자가 모여 상임위원을 포함하는 상설기구를 만들고 특허제도 통일을 위해 국가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다. 개별 국가가 특허 실무를 검토하고 통일안을 마련하는데 협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3국 통합 특허제도 내용을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한 협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한·중·일 특허 출원 건수가 전 세계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이들 국가 사이에서 이뤄지는 교역량이 18%"라며 "한·일의 기술 수준과 해외 기업 제조 허브로서 중국의 시너지를 고려할 때 통합과 협력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특허 무효심판을 통합한 뒤 심결취소와 특허침해소송을 통합하는 단계적 방법을 주장했다.
한 협회장이 발표한 3국의 특허제도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2016년 지적재산 추진계획에 따라 지식재산 분쟁처리시스템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식재산분쟁에서 증거수집절차를 개선하고, 손해배상액이 현실화된 동시에 특허권의 안정성이 향상됐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사업전개 지원을 강화해 특허 심사 기간 단축과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특허심사 등 외국 특허청과의 협력도 지속해서 추진했다.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허제도 개선안과 같은 방향이다. 중국은 지식재산권의 후발주자로 현재 능동적인 태세로 특허제도 수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85년 현대적 특허법은 제정해 1·2차 수정을 거치고, 2008년 제3차 수정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특허권 보호 수준 향상을 능동적으로 꾀했다. 제3차 수정 이후 중국 특허 실무는 특허소송 담당 집중이 단행됐으며 특허분쟁 사건이 급증했다. 2012년에 2232건이었던 특허분쟁 사건은 2013년 4684건, 2014년 7671건, 2015년 1만420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외국 특허권자에게 우호적인 판결이 다수 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에서 세계특허 허브국가 추진위원회가 지식재산제도 개정 제안과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법원은 지식재산(IP) 국제 허브코트 추진위원회를 통해 특허법원 중심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아시아 최초 특허소송 심리 매뉴얼을 제정했다. 또 국제재판부 신설 논의와 관련해 국회에 법률개정안 계류 중이며, 특허법원의 영어재판이 시범진행되고 있다. 렌달 레이더 전 항소법원장은 "한국의 특허소송은 신속한 재판, 높은 예측가능성, 합리적인 소송 비용에 그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 협회장은 세계 지적재산권 분쟁 시장 규모가 대략 500조원이며, 지적재산 제도의 중심을 아시아로 재편할 수 있기 때문에 특허제도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3국 통합의 아시아 특허청 및 아시아 지재 법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국 특허발명의 양·질적 측면에 맞춘 권리행사와 권리 보호제도를 정립하고, 심사결과를 상호인정하는 시스템을 정착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각국의 법조인들도 특허법원 사이의 조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사오 시미츠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장은 ‘한국, 중국, 일본의 IP 법원은 지리적 근접성 등 정보교류 및 인적교류의 촉진에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개국이 보다 심화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언어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중요한 판결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인원을 파견하면 조화와 협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경 특허법원장은 전 세계 IP 법관들의 모임인 세계 지식재산법관 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IP Judges : IAIJ)의 설립을 제안했으며, 바바라 린 미국 텍사스 북부연방지방법원장과 미사오 시미츠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장도 IAIJ의 설립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상욱(55·사법연수원 17기)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장은 통합 특허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한중일 TF를 제안했다. 사진/특허법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