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국방부가 계약업체의 잦은 귀책사유로 장비 획득·유지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부족한 납품업체에 대한 사전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결산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장비획득 사업 예산 4402억2700만원 중 444억2900만원을 이월하고, 79억5000만원을 불용했다. 장비유지 사업의 경우 2조8185억8700만원의 예산 가운데 1583억1400만원을 이월하고 831억1900만원을 불용했다.
이 가운데 계약업체의 귀책사유로 예산이 이월된 장비획득 사업 규모는 126억6900만원(28.5%), 장비유지 사업 615억5600만원(38.9%)다. 최근 계약업체 문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비중은 감소하고 있지만, 금액으로는 오히려 늘었다는 평가다.
장비획득 및 장비유지 사업은 국방부가 각급 사단, 함대, 비행단의 장비 보급 소요를 책정해 필요 예산을 편성하고, 업체와 계약 후 해당 장비를 보급하는 방식으로 실시된다. 군수물품 조달은 일반경쟁으로 실시하며,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중소기업자와 우선적으로 조달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일반경쟁에 따른 최저가입찰로 장비를 납품하는 신규업체 및 중소기업이 군수품 조달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약 후에서야 기술력 부족을 인지하거나, 부품 조달 경로에 대한 정보부족 등으로 장비 제작에 필요한 부품 확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물품 조달 시 업체 선정 과정을 거쳐 계약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국방부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장비 유지와 관련된 물품의 납품이 지연되면 장비를 적기에 수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각급 사단·함대·비행단의 군 전력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업체 선정 과정에서부터 보다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업체의 능력부족 등으로 2015년에 이월된 물품이 결국 2016년까지 납품되지 않아 8개 세부사업에서 59억5000만원이 불용된 사례까지 확인됐다.
예정처는 “향후 국방부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장비획득, 유지 등과 관련된 물품의 보급에 있어서 계약업체의 납품 가능성, 생산능력 등을 보다 철저히 검증하는 등 사업관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이른바 ‘총알 못 막는 방탄복’(특수피복 사업) 사건과 관련해 새 피복 조달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방부는 특수피복 사업의 지난해 예산 1493억8800만원 중 103억7000만원을 이월하고, 249억7400만원을 불용했다.
국방부는 방탄복 방탄헬멧, 셀, 방탄헬멧 부유대 조립체의 시험평가를 충족한 업체와 2012년도부터 수의계약으로 조달해왔다. 하지만 해당업체가 2014년 성능이 낮은 방탄복으로 계약을 실시한 것 등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져 2016년 3월 연구개발 확인이 취소됨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국방부는 계약방법 검토 및 타 업체 생산능력 확인 등을 실시했으나, 결국 2016년 8월 연내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사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방탄복 3만5543개, 방탄헬멧 셀 5만65개, 방탄헬멧·부유대 조립체 6만166개가 조달되지 못했다.
예정처는 “방탄복과 방탄헬멧 등은 특수임무 수행 시 꼭 필요한 물품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물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수의계약으로 조달할 땐 해당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유사사례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