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근로시간 단축에 동참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의 ‘근로시간단축 지원 사업’ 실적이 낙제점 수준으로 나타났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 규모에 호응하는 기업이 적어 사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근로시간단축 지원 사업은 2011년 근로시간단축형 임금피크제 지원으로 도입됐다. 장년층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임금을 줄이는 대신 고용을 안정화겠다는 복안에서다.
고용노동부는 당초 정년을 연장하면서 근로시간을 주 30시간 이내로 단축할 경우 근로자에게 단축 임금의 절반을 지원했다. 그러다 2014년 12월 근로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에게도 단축 근로자 1인당 월 30만원을 최대 1년간 지원키로 한 데 이어 2015년 12월 정년연장과 관계없이 50세 이상 근로자가 종전 근로시간을 3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지원하는 것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그러나 이처럼 꾸준한 지원기준 완화책도 현실에선 철저히 외면당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이 사업 예산으로 148억1800만원을 편성해 1960명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작 400명, 5억7200만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집행률로 따지면 4%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원인은 수요 부족이다. 정부의 생각과 달리 기업 입장에선 이 정도 수준의 지원을 받는 것보다 현행 근무 환경을 유지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고용부 조사에 의하면 작년 6월 기준 근로시간단축제도를 도입한 사업체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미도입 사업체 중에서도 3년 내에 도입할 의사가 있는 비중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체의 근로시간 단축 유인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실익만 따질 게 아니라 100세 시대에 맞춰 고용안정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규직전환지원금 사업’ 실태도 비슷했다. 이 사업은 기간제 근로자, 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시 사업주에게 인건비와 간접노무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작년 244억원 지원을 계획했지만, 실집행액은 52억원에 그쳤다.
예정처는 “기업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시 인건비, 복리후생비용, 간접노무비 등 비용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비용 이외에도 고용의 경직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규직전환 정책과 병행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고용여건 격차를 완화하는 대책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10월 21일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광주 광산구 오선동 하남산업단지 (주)한영피엔에스에서 지역 중소기업 대표 및 근로자와의 간담회를 갖고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