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과징금·과태료 등 세입 예산을 60%밖에 수납하지 못했다. 다수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부과금이 취소된 탓으로, 근본적인 부과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공정위의 세입예산액은 6332억2700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수납액은 3798억4000만원으로 예산액 대비 60.0%밖에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별로 과태료는 징수결정액 대비 47.0%가 수납돼 19억5500만원이 미수납됐고, 과징금은 징수결정액 대비 60.1%가 수납돼 받지 못한 금액이 2479억8900만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등 소관 법률을 위반한 사업자 등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과징금을 부과 받은 기업 등이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진행한 다수의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 과징금 부과가 취소되면서 세입이 이처럼 줄었다.
공정위는 소송에서 패할 경우 해당 금액을 환급하고, 부분적으로 승소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과징금을 부과한다.
작년 환급액은 예산액의 52.5%에 해당하는 3303억9500만원으로, 가산금 325억4500만원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행정소송 패소로 인한 환급액은 1775억7000만원이며, 직권취소로 인한 환급액은 1528억2500만원이다. 직권취소는 공정위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했을 때 소송 관련·유사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을 공정위가 직권으로 취소 처분하는 제도다.
환급액 과다 발생의 주요 원인은 과징금 부과 처분 시 산정 및 가중·감경 기준이 불명확한 탓이다.
2010~2015년 과징금 불복사건은 총 220건으로, 6년간 평균 43%의 불복률을 기록했다. 2005년부터 2009년 사이의 연평균 불복률 약 26%보다 1.6배 높은 수치다.
불복 소송 제기 사유를 살펴보면 ▲관련 매출액 산정 문제 ▲기본부과율 적용 문제 ▲과징금 산정 단계에서의 가산 및 감경의 적용 문제 순으로 집계됐다. 불명확한 과징금 부과 기준 때문에 불복이 다수 발생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감사원에서도 2015년 11월부터 12월까지의 공정거래업무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 및 가중·감경 기준이 추상적이며 예측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과징금 부과 세부 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하는 등 뒤늦게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는 “환급액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상 세입의 변수가 커져 예산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또한 부적절한 과징금 부과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고시 적용을 통해 엉뚱하게 피해 받는 곳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과징금 환급액 대비 소액이지만, 임의체납 비율이 높은 소송비용의 수납률도 개선 사항으로 꼽힌다. ‘기타 경상이전 수입’을 주요 사유별로 분류했을 때 징수결정액 중 93.2%인 8억9100만원은 승소에 따른 소송비용 회수액에 해당된다. 소송비용회수액의 역시 수납률은 66.2%에 불과했다.
예정처는 “소송비용회수액의 임의체납은 대부분 파산, 해산, 회생채권, 폐업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징수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적극적으로 소송비용 회수액을 수납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