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여야의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기준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공천 기준은 제각각이지만, 한 목소리로 정치신인 영입을 위한 전략공천 확대를 시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오는 30일 ‘더민주 정치대학’ 강연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 따르면, 이 총장은 사전에 공개된 발제문에서 “인위적인 물갈이는 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물을 가둬두는 것도 맞지 않는다”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당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의 목표는 목전의 선거 승리에만 있지 않다”면서 “나라를 바꾸고 국민 삶을 바꿔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 당의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공천 기준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 당직자는 “당선 기준 대신 ‘혁신성’을 공천의 우선순위에 둔 건 결국 전략공천을 늘리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의 목표가 승리에만 있지 않다고 밝힌 건 유리한 선거 환경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실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은 “역대 대선과 지방선거 자료를 참고할 때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하향식 공천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외부인사보다 당 내부에서 발탁하는 비율이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총장은 외부인재 영입과 관련해 “인재 영입의 필요성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으나, 당내에서 당의 철학을 이해하고 당의 가치를 체화하며 당의 고락을 함께한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혁신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혁신은 당의 인재육성 활성화”라고 피력했다.
민주당은 이와 별개로 당원권 강화 방안 등 추가적인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도 전략공천을 늘리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달리 혁신성보다는 ‘당선 가능성’에 주안점을 놓고, 여성과 청년층에 대한 공천을 확대할 방침이다.
홍준표 대표는 26일 경남 마산역 광장에서 열린 ‘홍준표 토크콘서트’에서 “여성과 청년 공천 목표치를 50%로 잡겠다”고 천명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와 동시에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미 당 혁신위원회에서 밝힌 대로”라면서 “그렇지만 홍 대표는 당선 가능성 역시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류석춘 당 혁신위원장은 15일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상향식 공천을 해서 지난 총선에서 패한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이 지역사회 정치인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당선 가능성을 공천 기준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안철수 신임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저 안철수가 앞장서서 17개 모든 시도에서 당선자를 내겠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야당 사이에선 민주당을 상대로 선거 연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같은 구도라면 각 당에서 지방자치단체 후보가 나오면 어렵지 않느냐는 인식이 많다”면서 “그렇다고 하면 야3당 만이라도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꽤 많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지방선거 연대를 전략적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바른정당의 주장이 옳다면 함께할 자세가 돼 있다. 선거 연대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6.2지방선거 당시 유세차량과 현수막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