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기자]새 정부가 공약으로 장기 부채 탕감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법정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 매각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멸시효 완성으로 법적 상환의무가 사라져야 하지만 금융사가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병두·김영주·제윤경 국회의원은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채무탕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정운영 한국금융복지정책연구소장은 “금융회사들이 이익추구를 위해 신용을 공여해 부실채권을 양산하고 제3자에게 채권을 매각해 단기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채무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채권이 매각되고 이 과정에서 제3채권자의 연체이율로 더 많은 이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소장은 “금융회사가 상환이 불가능한 채무를 계속 보유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보다 과감한 채무 감면 정책을 통해 서민생활 안정화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소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증권업, 대부업을 제외한 전체 금융사가 갖고 있는 5년 이상 된 채권 규모는 20조1542억이다. 이중 원금은 11조9660억원이며 이자는 8조1882억이다.
특히 저축은행 중에는 소멸시효를 25년 이상 늘린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회장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조 회장은 “금융회사들도 소멸시효 완성 채권을 죽은 채권으로 인정한다”라며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도 해당 채권의 추심을 못하게 하는 만큼 금액과 상관없이 채권자들의 동의하에 일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무탕감과 함께 자활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공존의 이동형 변호사는 “일자리 등 소득보장 없이 채무 탕감될 경우 채무자들이 다시 빚의 늪에 빠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라며 “채무탕감을 시발점으로 부채를 면제하고 고용, 복지 등 포괄적인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하주식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은 “금융기관들이 무분별하고 쉽게 대출해줘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책임이 없진 않다”며 “최고금리 인하, DTI 강화 등을 통해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는 부분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탕감 정책이 발표 때마다 사회적 반발이 있었고 후에 갚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감면 부분이 확대됐다”며 “결국 감면 정책은 사회 공감대 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다”라고 설명했다.
1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채무탕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양진영기자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