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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고공비행' 일본 엔화 값…100엔대 붕괴되나
부양 실망감에 절상폭 확대…90엔선 전망도
입력 : 2016-08-03 오후 4:16:02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일본의 엔화 값이 또다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브렉시트 가결 이후 글로벌 완화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내놓은 통화·재정정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효과적인 부양책이 나오지 못할 것을 예견하며 올해 연말 안에 100엔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내놓고 있다.
 
또다시 100엔대에 근접한 엔화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0.88엔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0.68엔까지 떨어지며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2~0.41엔 오른 101엔대 초반을 겨우 유지했다.
 
올해 초부터 달러화 대비 엔화는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정을 발표했던 올해 1월29일 121엔 선까지 치솟았던 달러·엔 환율은 2월부터 110~114.58엔 사이대로 떨어졌다.
 
4월엔 결국 110엔선이 붕괴됐고 브렉시트 가결 이후엔 102엔선까지 내려앉았다. 지난달부터는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질 때마다 100엔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한주 동안 달러·엔 환율의 변동율은 24.5%로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미국 달러화에 비해 18% 이상 절상된 상태다.
 
부양에 대한 실망감, 절상 부채질
 
전날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0엔대로 다시 오른 것은 일본 정부가 발표한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각의(국무회의)에서 28조1000억엔 규모의 종합 경제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중 중앙 지방정부가 직접 투입하는 재정지출은 7조5000억엔에 그쳐 경기 부양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를 키웠다.
 
특히 이번 정부의 발표는 지난주 일본은행(BOJ)의 기대에 못 미친 통화정책에 연이은 것이라 실망감이 더욱 컸다. 이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엔화 매수세가 더욱 촉발됐다.
 
제레미 스트레치 캐나디안임페리얼뱅크오브커머스 전략가는 “시장이 이제는 경제 부양책이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으로부터 꺼내 줄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인식할 것으로 본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인상 지연 전망과 브렉시트 등에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선 일본 정부에 기대하는 바도 컸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수단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일본 정부가 헬리콥터 머니 등 공격적인 부양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콜린 애셔 미즈호증권 전략가는 “헬리콥터 머니가 논의선 상에서 제외된 것이 시장의 실망감을 키운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발표된 재정, 통화 정책은 경기 부양을 위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수도 도쿄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달러·엔 환율, 90엔선까지 추락하나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베치오 데일리FX 전략가는 “BOJ가 무엇을 하든 간에 그에 상응하는 재정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합리적이라 판단할만한 재정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BOJ가 더 적절한 시기를 위해 ‘대형 바주카포’를 숨길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엔화에 대한 비관론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대다수 전문가는 달러·엔 환율이 90엔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바실리우스 키오나키스 유니크레딧뱅크 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연말까지 95엔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미쓰비시와 미즈호 은행 역시 연말까지 달러당 98엔까지 내려갈 것이라 전망했다.
 
일각에선 당국의 환시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스터 엔’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전날 “빠르면 이번 달 안에 100엔선이 붕괴될 것”이라며 “90~95엔 수준에선 미국 재무부의 승인 아래 당국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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