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넥슨으로부터 비상장법인 주식을 부당하게 매입해 12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사진)
검사장의 뇌물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국 대가성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번 사건 수사의 첫 번째 난관으로 뇌물죄의 공소시효(10년)가 문제됐었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진 검사장이 주식을 넥슨으로부터 취득한 2005년 6월부터 계산하면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됐다.
그러나 진 검사장이 받은 뇌물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공소시효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법률가들의 지적이다.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아 주식을 당시 시세의 4분의 1가격으로 싸게 취득했다.
형사법 전문가들은 법리상으로 넥슨이 대준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원 또는 주식 자체의 가치, 시세가 보다 싸게 매입한 차액만큼의 이득 등을 뇌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진 검사장의 뇌물 취득 행위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이 적용된다. 특가법상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005년 당시 특가법은 이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었지만 2007년 법이 개정되면서 15년으로 늘었다.
법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연장되면 이전에 공소시효가 완성 안 된 범죄들은 모두 개정법의 효력을 받게 된다. 불소급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진 검사장에 대한 뇌물죄 적용의 공소시효는 2005년 6월부터 15년, 즉 2020년 6월에 끝나게 된다.
다만, 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받은 주식 매입자금을 무담보·무이자로 빌린 것에 대해 이자상당의 차액만을 뇌물로 보게 되면 형법이 적용된다. 진 검사장이 본인과 장모의 돈으로 수개월 안에 돈을 되갚아 실제 이자금액은 특가법이 적용될 정도로 크지 않다. 이렇게 되면 공소시효는 10년이 적용돼 이미 끝난 사건이 된다.
검찰도 이 같은 법리를 적용해 수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법원에 진 검사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대해 여러 형사법 전문가들은 검찰이 뇌물을 넥슨으로부터 받은 자금 상당액이나 주식, 또는 싸게 매입한 차액만큼의 이득 등으로 특정하고 공소시효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형사부 판사 출신의 한 법조인은 “통상의 경우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피의자의 통화기록이나 계좌추적을 거쳐 범죄행위를 특정한다”며 “시효 등 기본적 요건은 이미 검찰이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작 문제는 대가성 입증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진 검사장과 넥슨 주식 매입 사이에 직무관련성을 규명하지 못했지만 거액의 뇌물죄의 경우 직무관련성을 넓게 해석하는 것이 법원 판례의 경향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뇌물을 받은 것에 대한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뇌물죄 성립은 어렵다. 법원이 이번에 검찰의 영장청구를 기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검찰과 넥슨은 2011년 11월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백업 서버 해킹 사건으로 직접 대면했다. 당시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때 수사를 지휘한 부장검사가 진 검사장이 법무부 검찰국에서 근무할 때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 당시 수사를 지켜본 여러 법조인들은 검찰이 넥슨 측 CEO 등 고위 임원들을 모두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전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른바 ‘봐주기 수사’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포괄적 뇌물죄' 법리가 거론되고는 있지만 당시 진 검사장이 평검사였던 사정에 비춰보면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포괄적 뇌물죄 적용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정도 되는 인물의 뇌물죄에 적용될 수 있는 법리”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검찰이 진 검사장과 넥슨 간 대가성을 어떻게 밝히느냐에 따라 이번 수사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 문제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11일 “아직 해결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