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유럽연합(EU)이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관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향후 조사가 미국 등 전 세계로 확대될 경우 구글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구글이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로 시장에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해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구글과 지주회사인 알파벳에 동시에 발송했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에서 “유럽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적인 환경은 소비자와 기업에게 중요하다”며 “1년 가량 이어진 조사 결과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제조사와의 계약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U 측은 반독점법 위반과 관련 크게 3가지의 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구글이 제조사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자사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과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탑재해 다른 구글 응용프로그램과 연동시켰다는 점이다.
또 제조업체에 금전적인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글 이외의 다른 검색엔진을 차단시켰으며 경쟁사의 개조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포크 안드로이드)가 제조업체의 기기에 탑재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베스타거 집행위원은 “구글의 행동은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한했으며 다른 경쟁자들의 기술 혁신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12주 안으로 해명서나 개선안을 제출할 수 있다. 이날 켄트 워커 구글 법률자문위원은 “안드로이드가 시장의 경쟁과 소비자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며 “이를 위해 EU 집행위와 협력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이미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구글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구글이 EU의 이번 조사 결과에 승복할 경우 구글은 약 74억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구글 연간 매출의 약 10%에 해당되는 액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구글이 막대한 벌금을 물거나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마크 마하니 RBC캐피털마켓 전략가는 “구글에 대한 EU의 이번 조치가 향후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수사 확대를 재점화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투자자들이 구글에 투자 리스크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EU 집행위의 이번 조치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의 재조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글의 경쟁사들은 일제히 반기는 분위기다.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개발하는 모질라 측은 “이번 사태는 파이어폭스가 모바일 시장에서 왜 고전하고 있는지를 알려준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