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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큰 병원 가라는 권유 거부했다가 상해…의사 일부 책임"
"환자·보호자에 상세히 설명해 치료 선택 기회 줬어야"
입력 : 2015-08-23 오전 9:00:00
환자가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했더라도 수술이 지연돼 상해를 입었다면 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의사가 병원을 옮길 필요성을 신속히 판단하고, 옮기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위험 등 상황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상세히 설명해 병원을 옮길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쌍둥이를 출산한 이모(42)씨와 가족들이 산부인과 의사 김모(44)씨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과 같이 김씨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원고들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상급 병원으로의 이송 및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씨의 출혈성 쇼크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지혈이 쉽지 않음을 알게되면 그 사정을 설명하고 지체없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할 의무가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더 큰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씨는 수술을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전원을 결정하여 이씨에 대한 전원 치료가 지연됐다"며 "더 빨리 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면 상해를 입지 않았거나 치료 후 경과가 더 좋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8년 9월 김씨의 산부인과에서 쌍둥이를 출산했고, 분만 이후 지속적으로 회음부 절개부위와 복부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출산한 날 저녁 결국 실신했다.
 
자궁 내 혈종이 확인되고 혈압이 낮았던 이씨에 대해 김씨는 수혈과 수술을 실시했다. 김씨는 수술실에서 나온 직후 정밀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지만 이들은 날이 밝으면 가겠다며 거부했다.
 
이후 출혈이 계속되자 이씨는 이튿날 새벽 5시쯤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았고, 결국 자궁적출 및 전뇌하수체기능저하증, 요실금·변실금, 급성신부전 등 상해를 입었다.
 
이씨와 가족들은 "김씨가 회음부 부위를 과다 절개하여 산모의 과다 출혈을 유발했고, 출혈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증상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김씨 등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출혈을 막기 위한 어떤 치료도 시도해보지 않고 상급병원으로의 이송을 결정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씨의 상해는 병원을 옮긴 시기가 달라졌다고 자궁절제 등은 피할 수 없어 설명의무 위반과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 사진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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