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씨가 자신에게 도핑 금지 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46·여)씨의 재판에서 문제가 된 약물 '네비도(Nebido)'에 대해 "금지 약물인 사실을 설명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오후 열린 공판에서 고소인이자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박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마다 여러차례 약물이 문제가 되는지를 확인했고 도핑테스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기존 피부관리를 받은 뒤 끝날 때 쯤 원장님이 들어와 '좋은' 주사 한 대 놔줄테니 맞고 가라고 했고 습관적으로 도핑테스트 문제를 물었으나 '문제되면 주겠느냐, 걱정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기억했다.
검찰은 네비도 주사의 포장에 적힌 '이 약을 사용하면 도핑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서도 제시했다. 하지만 박씨는 이런 주의사항을 의사 등 병원 관계자로부터 전혀 설명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테스토스테론이 도핑 금지약물인 사실이나 네비도가 테스토스테론을 함유한다는 것에 대해 박씨는 "어떻게 보면 창피한 말 일수도 있는데 저는 잘 몰랐다"고 답했다. 또 주사를 맞은 뒤 통증이 심해져 호주에서 훈련을 받을 때 지장이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검찰 조사에서 김씨로부터 남성호르몬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후인)11월3일에 들은 것을 7월 이전에 들었다는 걸로 헷갈려서 대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박씨는 네비도를 2차례가 아닌 지난해 7월29일 한 차례 맞았다고 답했다.
검찰이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박씨가 수연연맹으로부터 도핑테스트 양성 통보를 받은 후인 지난해 11월27일 병원에 다시 방문했을 때 "그때 도핑 전혀 상관 없다고 하셨잖아요"라고 물으니 김씨는 "어, 전혀 상관 없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네비도도?"라고 물으니 김씨는 "어 전혀 상관 없어요. 내 몸에 있는거니까"라고 말했다.
박씨는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1,2년 한 것이 아니고 10년이 넘었는데 최근 4년동안 30회의 도핑테스트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제가 조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면서 "도핑테스트는 불시에 수시로 오기 때문에 선수로서 조심을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국가대표 생활을 1~2년 한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로 제 이름 석자를 알린 선수라고 자부하는데 뭐가 아쉬워서 그런 주사를 맞았겠습니까"라고 말하면 중간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박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여기서 얘기안하고 안쪽에서 답하겠다.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수영선수 박태환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네비도 주사' 의사 김모씨 3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원을 들어서고 있다. /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