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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요구 남편 폐쇄병동에 '강제 입원' 시킨 비정한 아내
이혼 협상 우위 차지하기 위해 결박 후 구급차로
입력 : 2015-07-14 오전 6:00:00
사진 뉴시스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을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강제 입원하도록 한 아내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A씨(51)는 남편 B씨와 여자문제 등으로 사이가 나빠지면서 결혼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2009년 12월경부터 별거를 시작했다.
 
B씨에게는 알콜 의존증과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 질환이 있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았고, 3년 정도 꾸준한 치료를 통해 호전되고 있었기 때문에 입원 치료를 받을 필요성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자 내연녀와 헤어지게 하고 이혼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에 서기 위해 B씨의 정신 질환을 이용해 정신병원에 격리시키기로 계획했다.
 
A씨는 구급차 운전사로 일하는 지인 C씨(53·남)에게 자신의 남편을 도망 나올 수 없는 지방의 폐쇄병동에 격리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B씨를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시각까지 알려주었고, 입원 시키기로 한 병원에는 폐쇄병동이 있는지, 통신제한이 가능한 지 여부를 문의하기도 했다.
 
시어머니에게는 이혼 협의 중인 사실을 숨긴 채 "B씨가 술을 많이 마시고 심하게 폭행해 같이 살기 어려운 상태지만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켜서라도 결혼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거짓말을 해 입원 동의서까지 받아냈다.
 
2010년 5월 C씨는 주차장에 있는 B씨를 붙잡아 넘어뜨린 뒤 도복 끈으로 손을 뒤로 묶고, 강제로 구급차에 태워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C씨는 정신병원 의사에게 "B씨에게 과대망상이 있으며, 최근 음주가 심해지고 주위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등 입원 할 필요성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뒤 폐쇄병동에 입원시키고 통신을 제한해 줄 것을 요청했다.
 
B씨는 결국 입원한 지 3일 만에 병원 3층 흡연실에서 뛰어 내려 탈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임정택 판사는 남편을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감금을 도운 C씨에게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정신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피해자를 위법하게 강제로 입원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와 죄질이 불량함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 상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의사와 경찰관 동의 없이는 강제로 환자를 정신병원에 호송해 입원시킬 수 없고, 정신과 전문의가 환자를 직접 대면한 뒤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해야 강제 입원이 가능하다.
 
법원은 다만 B씨의 탈출로 감금기간이 비교적 짧고, B씨의 잦은 음주와 수차례 폭행으로 부인 A씨도 고통을 받은 부분이 있으며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은 혼인한 지 7년여 만인 지난 2013년 11월 결국 재판을 통해 이혼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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