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KT. (사진=뉴시스)
"지금의 KT는 (상대하기) 쉽지 않다."
KT 위즈가 달라졌다. 시즌 초반 승리를 헌납하는 ‘승리 자판기’라는 오명을 받았지만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전력을 갖춘 팀이 됐다. 트레이드 효과로 재미를 보았고 투수를 방출시키고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과감한 선택이 빛을 발했다.
한 때 참담했다. 4월이 끝났을 때 KT는 3승 22패 승률 1할2푼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창단 후 첫 1군 데뷔 시즌은 혹독했다.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지만 '시즌 100패', '역대 최저 승률'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비교적 싼 값에 데려온 앤디 시스코와 필 어윈이 부진해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라는 말이 나왔다. 김사율과 박기혁, 박경수 등 프리에이전트(FA) 또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해 통이 큰 투자에 나서지 못한 KT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하위 이상의 성적 때문에 변명할 수도 없었다.
KT는 마냥 기다리지 않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지난 4월 20일 LG로부터 포수 윤요섭과 내야수 박용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2일에는 롯데와 4대 5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거포 포수 장성우와 외야수 하준호는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프런트는 조범현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KT 홍보팀 관계자는 "(장성우와 최대성 등을 영입하는 내용으로) 롯데와 진행한 트레이드는 조범현 감독이 진두지휘했다. 선수단 분위기를 보면 트레이드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분위기 반전이 된 것 같다"고 만족했다.
5월 KT는 월간 성적 7승 20패를 기록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였다. 2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5월 월간 타율은 2할6푼3리로 4월 월간 타율 2할8리보다 크게 진일보했다.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는 4월 5할8푼5리에서 6할9푼7리로 상승했다. 4월에 없었던 10득점 이상 경기도 5월에는 두 차례 기록했다.
6월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일 기준 KT는 6월 월간 성적 9승 7패 승률 5할6푼3리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목동구장에서 만나 "지금의 KT는 쉽지 않다. 김재윤 장시환, 이창재 등 (불펜진이) 셋업이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염 감독은 "김재윤의 공은 공략하기 쉬운 공이 아니다. 볼 끝이 좋다”며 “빅이닝이 가능한 방망이도 지녔다"고 덧붙였다.
김재윤은 13경기 17이닝을 던져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12로 KT 불펜을 강화시켰다. 포수 출신 김재윤은 조범현 감독의 권유로 투수로 전업했다. 150km 공을 뿌리는, KT 미래 마무리 투수감으로 거듭났다. 17이닝 동안 23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탈삼진 12.18개다. 탈사진 능력이 좋다. 1사 3루에서도 삼진으로 타자를 막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는 0.94, 피안타율 2할7리로 특급 불펜투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방망이에서는 역시 댄 블랙 효과가 빛이 난다. 댄 블랙은 KT가 투수 시스코를 방출하고 선택한 카드다. 마운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방출하고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감하게 댄 블랙을 선택했다.
'스위치 히터' 댄 블랙은 14경기 타율 3할6푼7리(60타수 22안타) 4홈런 14타점을 찍었다. 댄 블랙이 가세해 마르테와 댄 블랙, 김상현, 장성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증가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