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LG에서 방출된 한나한이 18일 잠실구장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사진=뉴시스)
방출된 선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함께 했던 취재진에게 고별인사를 하고 싶었던 그의 선의는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굿바이 인사'를 반길 만큼 상황은 여유롭지 않다. 선수로 인해 구단은 큰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LG는 별다른 이득도 없이 계약금 30만 달러를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고스란히 지급하게 됐다. LG에서 방출된 잭 한나한(35) 얘기다.
한나한은 지난 15일 방출됐다. KBO리그 32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107타수 35안타) 4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방망이 만큼은 예리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기대했던 3루 수비가 안 됐고 결국 퇴출됐다. 주루능력도 떨어졌다.
LG는 한나한의 빅리그 8년 614경기의 경력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우리 돈으로 10억원이 넘는 고액이다. 3루수로 488경기를 뛴 한나한이 3루 핫코너를 책임질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때 왼쪽 장딴지 부상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끝내 '3루수 한나한'은 실패했다.
18일 한나한의 고별 기자회견 당일. 기자회견에 대해 이형근 LG 홍보팀장은 "한나한이 직접 요청했다. 가기 전에 한국기자들이랑 고별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19일 백순길 LG 단장은 "어제 인터뷰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LG가 계획하지 않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방출(?) 기자회견이 됐다.
<일간스포츠> 인터뷰에 따르면 한나한은 "구단과 팬들께 죄송하다. 한국 오기 전 몸 상태는 완벽했다"면서도 "잔여연봉은 규정대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LG 구단에 따르면 한나한은 1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32경기를 뛰었다. 1경기 당 3000만원이 넘는 고액이다. LG가 한나한 영입 당시 공식적으로 발표한 금액만 100만 달러다.
문제는 한나한 외에도 LG의 외국인 선수 투자가 줄줄이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점이다. 투자 대비 효율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이 대표적 예다. 5년 동안 88경기에 나서 401.2이닝을 던진 루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8승 33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이 40%가량 지난 19일 현재 루카스는 14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 중이다.
루카스의 기록은 LG의 또 다른 외국인 선수 헨리 소사의 기록인 6승 6패 평균자책점 3.61보다 떨어진다. 소사는 99.2이닝을 던져 루카스(72이닝)보다 이닝 소화력도 뛰어나다. 그런데 루카스가 LG로부터 공식적으로 받는 연봉 총액은 90만 달러인 반면 소사의 연봉 총액은 60만 달러다. 투자 대비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루카스는 지난해 코리 리오단을 방출하고 대신 선택한 투수다. 메이저리그 경험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리오단의 지난해 성적이 이번 시즌 루카스 성적보다 낫다. 지난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뛴 리오단은 28경기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다. 리오단은 공식 연봉 30만 달러를 받고 높은 효율로 보답했지만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현재로서는 루카스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게 LG 생각이다. LG로서는 100만 달러를 허공에 날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90만 달러마저 버릴 수 없는 입장이다.
LG의 외국인 투자가 끝내 잇따른 실패로 끝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