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우승 후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침묵의 살인자’와 같았다. 박인비(27·KB 금융그룹)가 3일 연속 보기 없는 경기력을 내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단일대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해리슨에 있는 웨스트체스터 컨트리클럽(파73·6670야드)에서 펼쳐진 LPGA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19언더파 273타를 적어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침착함의 승리였다. 박인비는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3일 연속 보기를 범하지 않고 경기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웃었다. "메이저 6승임에도 굉장히 차분해 보인다"라는 현지 취재진 질문에도 "마음 속은 다른 선수들과 같다. 안 좋은 샷이 나오면 속상하다. 힘든 상황을 맞아도 차분하게 경기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자신을 믿을 수 없다. 3일 동안 보기 없이 경기했다"고 자신에 대한 놀라움을 드러냈다. 마지막 날 최종홀까지 56연속 보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로써 2013년부터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LPGA 메이저 대회 3연패는 박인비가 역대 두 번째다. 아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이 지난 2003년부터 LPGA 챔피언십 3연패를 차지했다. 또한 패티 버그(미국)는 1939년부터 당시 메이저 대회였던 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을 3년 연속 우승했다.
일석이조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았다. 리디아 고(18)를 끌어내리고 세계랭킹 1위도 되찾았고 우승상금 52만 5000달러를 더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통산 15승 가운데 메이저 대회에서만 6승을 수확했다. 박세리와 메이저 5승 타이 기록을 갖고 있던 박인비는 한국인 역대 메이저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를 우승 경쟁을 벌인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에 2타 앞선 채 시작했다. 2번홀과 7번홀에서 버디를 작성하며 안정된 경기력을 이어나갔다. 8번홀까지 2타를 줄였다. 김세영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5번홀부터 8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8번홀까지 3타를 줄여 박인비를 1타차로 따라붙었다.
승부는 9번홀에서 갈렸다. 박인비가 안정된 어프로치샷을 앞세워 버디를 만들어낸 반면 김세영은 더블보기로 아쉬움을 삼켰다. 4타차로 벌어졌고 박인비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급격히 기우는 순간이었다. 18번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수확한 박인비가 포효했다. 우승을 확정지었다.
JTBC와 방송 인터뷰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내 실수만 하지 말자고 한 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