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김성근 감독. (사진=ⓒNews1)
"한화 이글스는 김성근 감독이 하는 야구다. 그 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만한 경험이 있고 (그게) 능력이다."
한 현직 감독은 한화 야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올 시즌 한화를 이야기할 때 '김성근'이라는 석 자를 빼놓기 어렵다. 부임 첫 해 한화를 싸울 줄 아는 팀으로 만들어 놓았다. 김 감독은 자신의 야구를 이식했고 색깔 있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성적도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한화는 31승 28패 승률 5할2푼5리로 5위를 기록 중이다. 9일과 10일에는 선두 삼성 라이온즈를 잇따라 꺾고 2연승을 질주했다. 상승세를 탔다. 3위 두산 베어스, 4위 넥센 히어로즈와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야구는 타자와 투수가 고른 활약을 보여야 이길 수 있다. 그런데 한화를 보면 꼭 그렇지 많은 않다. 평균자책점은 5.07로 10개 구단 중 8위다. 타율도 2할6푼1리로 8위다. 공격력과 투수력 모두 평균 이하, 최하위에 가깝다.
선발투수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2회로 최하위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거나 조기에 교체된다는 의미다.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4.69개로 9위다. 제구력이 좋지 않다. 도루는 42개로 공동 8위다. 발이 느리다.
그런데 5위로 선전하고 있다. 이유가 있다. 한화는 경기 당 5.05명의 투수를 투입한다. 이른바 '물량공세'다. 리그평균 4.39명을 넘는 압도적 1위다. 김 감독의 투수운용에 그 비결이 있다.
잘게 썰어서 운용한다. 원포인트 릴리프뿐만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대거 투입한다. 퀵후크도 28회로 가장 많다. 6이닝을 소화하지 않은 투수가 3실점 이하로 막고 있어도 상황에 따라 교체한다. 퀵후크 리그 평균은 18회다.
안영명은 지난달 12일과 14일, 17일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례적으로 일주일에 3회 선발 등판했다. 3경기 모두 3회를 채우지 못했다. 투수진이 두껍지 않은 한화의 고육지책이다.
승부처라고 판단하는 순간 투수를 바꾼다. 투수를 자주 투입한다는 건 상대의 흐름을 최대한 많이 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상대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난달까지 지난해 대비 경기 시간이 경기 당 7분 줄어들었지만 한화만 유일하게 늘었다. 한화 야구 특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결과다.
공격에서는 희생번트와 파격이 눈에 띈다. 69차례 희생번트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리그평균 34회보다 2배가량 많다. 위 감독은 "김 감독은 (희생번트로 인해) 2사 3루가 굉장히 많다. 빅이닝보다 스몰야구를 하신다. 공격에서 번트가 거의 항상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김 감독은 1회부터 대타를 기용했다. 7번 타자 주현상 타석에서 이종환을 투입했다. 김 감독의 야구색깔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김 감독의 과감한 결단력이 한화의 무기가 되고 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