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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 누명' 강기훈씨 직접 사과 요구…귀막는 검찰·법원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고백하는 것"
입력 : 2015-05-18 오후 3:53:16
'유서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24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강기훈(52)씨가 직접 나서 검찰과 법원에 사과를 촉구했다.
 
18일 강씨는 변호인을 통해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라며 "당시 수사 검사들과 검찰은 제가 유서를 쓰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진실을 왜곡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법원은 1991, 1992년은 물론 재심 후에도 2009년 검찰의 재항고를 3년이나 방치했으며 이번 대법 판결에서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한 마디 사과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분신 자살하자, 검찰이 강씨가 유서를 대신 쓰고 김씨의 자살을 부추겼다고 기소하면서 불거졌다.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한 강씨는 지난해 2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유죄 증거인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서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지난 14일 이 판결을 확정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진실을 조작·은폐하는데 한몸이었던 국가와 경찰, 검찰, 법원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빌어야 마땅하다"며 "검찰은 수많은 과거사 사건 재심이 진행 과정에서 인권침해에 대해 한번도 반성하고 사과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진실을 밝히는 데 주저하고 사명감을 갖지 못했던 법조인들이 지금이라도 과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당사자를 포함한 검찰·법원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대법원 관계자는 "사건의 핵심은 국과수의 필적 감정에 대한 신빙성 판단"이라며 "사실심이 아닌 법률심인 대법원으로서는 사건 자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진 것은 다행이지만 과거사 사건 재심 판결이 많은데 그 때 마다 일일이 사과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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