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이른바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고소대리인을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일 오후 세계일보 사장과 기자들을 고소한 청와대 인사들의 변호인인 손교명(54·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를 자정이 넘는 시각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손 변호사를 상대로 세계일보 기자들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취지와 문건의 작성 및 유출 경위에 대해 수사를 요구하는 지 등을 확인했다.
손 변호사는 조사에서 정씨가 청와대 인사 등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해당 문건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의 통화내역을 임의제출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생산·보유된 것인 만큼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상 기록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변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실 정무2비서관에 임명돼 재직했다. 서울특별시 고문 변호사, 서초구청 법률상담위원, 예금보험공사 감사로 재직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비서관 등 8명을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당초 고소인들은 직접 소환 대신 대리인을 통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고소인의 검찰 출두문제는 검찰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고 고소인들은 검찰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문건의 작성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에 대한 소환 일정도 저울질 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모 경찰서 정보보안과장으로 근무 중인 그는 현재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박 경정은 지난달 27~28일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가 문건이 보도된 28일 이후인 1일 오전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휴가를 쓰고 귀가했다. 박 경정은 오는 3~5일도 병가를 냈다.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문건을 둘러싸고 사건은 정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의 의견이 엇갈리는 등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지난 4월 연락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5~6월 민정에 올라간 한 문건에는 박 경정이 아닌 제3자가 (유출) 범인으로 지목돼 조치를 취하라고 건의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정씨가 이 비서관, 안봉근 2부속 비서관, 정호성 1부속 비서관 등 3인방을 포함한 청와대 핵심비서관들과 만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구두 보고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씨와 이 비서관이 시사저널의 보도와 관련해 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만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같은 날 정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하며 "지난달 29일과 30일 박 경정과 통화했더니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타이핑한 죄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세계일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올해 1월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까지 보고된 동향 감찰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서관 등 청와대 내·외부 인사들과 매달 두 차례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운영과 정부 동향 을 보고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