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 1998년 6월경 A씨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여파로 지인에게 자신의 빚 800만원을 대신 갚도록 하게하고 해외로 출국했다. 이후 A씨는 국내에 있는 동생을 통해 2007년경 뒤늦게 빚을 갚았다. 하지만 기소중지 상태라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지 못하고 해외에서의 생계 유지도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특별자수기간에 재외공관에 재기신청(자수)을 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피해금액이 크지 않고, 이미 변제돼 고소인이 고소취소장을 작성해 준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A씨는 15년 만에 불법체류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검찰청은 법무부, 외교부와 함께 지난해 8~12월 'IMF 기소중지자 특별자수기간' 운영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대검은 이 기간 동안 총 121명의 재외국민이 기소중지가 종료돼 불안정한 법적지위를 벗어나고 피해자들도 피해변제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브라질 등 총 24개국에서 404명이 914건의 재기신청을 해왔다.
다만, 자수만 한다고 모두 기소중지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650건은 피해금액이 많거나 사안이 중요해 피의자가 한국에서 직접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경우, 고소인이 소재불명인 경우 등 이유로 여전히 기소중지 상태가 해소되지 못했다.
검찰은 이번 특별자수기간 운영이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 매년 2개월씩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는 오는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2개월간 운영된다. 대상은 지난 1997년 1월1일부터 2001년 12월31일 사이에 입건된 부정투표단속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사기·횡령·배임(업무상 횡령·업무상 배임은 고소·고발사건만 포함) 등 혐의로 기소중지된 재외국민이다.
이들이 자진신고기간에 재외공관에 자수하면, 외교부는 재외공관을 통해 재기신청서를 받는다. 피의자에게는 국내 피해자와의 연락을 통해 금전적 피해를 보상할 기회가 생긴다. 피해 변제가 이뤄지면 검찰은 e메일, 전화, 우편, 화상조사 등을 통해 조사하고 불기소처분이나 벌금 등 약식기소(벌금기소)할 방침이다. 소환 조사가 필요해 국내 입국해야 하는 경우에도 불구속 수사하고 최대한 신속히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올해 6월30일 기준으로 기소중지된 약 4300여명이 국외 체류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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