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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매각 PF사업장 80% 멈췄다
입찰 개시 못한 사업장 규모 8000억원
입력 : 2025-02-12 오후 1:52:10
[뉴스토마토 유영진 인턴기자] 저축은행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매각 진행 중인 사업장 4곳 중 1곳은 입찰 개시조차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인데요. 규모로는 8000억원에 이릅니다. 
 
12일 각 금융권 협회가 공시한 'PF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 따르면 전체 195곳 PF 사업장 중 저축은행이 매각을 진행하는 PF 사업장은 91곳입니다. 전체 PF 사업장 중 47% 비중으로 규모는 1조원에 달합니다. 
 
저축은행이 매각 추진 중인 91개 PF 사업장 중 1차 입찰이 시작되지 않은 PF 사업장도 12일 기준 총 26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금액으로는 8000억원에 달해 전체의 80% 규모에 해당하는 사업장의 매각이 멈춰서 있는 셈입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경공매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부터 당국 기조에 맞춰 물건을 많이 내놨다"고 말했습니다. 입찰이 개시되지 않은 26곳 중 3곳은 오는 13일, 17일, 24일 첫 입찰이 진행됩니다.
 
PF 사업장은 주거·상업·기타 시설 등으로 분류되고 감정평가액을 기반으로 입찰이 진행됩니다.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입찰 날짜도 잡히지 않습니다. 
 
최저 입찰가격이 감정평가액보다 3배 가까이 떨어져도 매각되지 않은 사업장도 있습니다. 수도권에 한 사업장은 감정평가액이 200억원에서 11차례 입찰이 이뤄지며 8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부산의 한 사업장은 1차 입찰 만에 467억원에서 143억원으로 내려갔는데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여러 차례 매각되지 않은 물건은 가격을 낮추면서 진행하지만 매력이 없는 곳은 잘 팔리지 않는다"며 "가격을 낮출수록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내비쳤습니다. 이어 "감정평가액과 최저입찰가가 차이가 크게 나면 저축은행도 매각을 꺼릴 수 있다"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다른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잠재적 매수자에게 정보를 쉽게 제공하기 위해 정보 공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기존 PF 경·공매가 진행된 '온비드'에 캠코 압류재산 등 위험 물건도 몰리자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한 것입니다. 한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약 3조1000억원 규모 195개 사업장을 우선 공개했다"며 "매월 업데이트해 추가할 것"이라고 드러냈습니다.
 
이에 각 금융권 협회는 지난달 22일 매각 추진 사업장에 대한 주요 정보를 모은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 공개 플랫폼이 잠재적 매수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매수자와 매각자의 가격 합의가 핵심이라 정보 공개가 매각에 얼마나 도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는 부실 PF 정리를 위해 3차 정상화 펀드를 추진 중입니다. 펀드를 조성하는 건 지난해 상반기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330억원·5100억원 규모 정상화 펀드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3차 정상화 펀드를 계획했는데요. 당국이 경·공매를 통해 정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저축은행이 매각을 진행중인 사업장 4곳 중 1곳은 입찰을 시작도 못했다. 사진은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뉴시스)
 
유영진 인턴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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