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최근 보험사 기사를 보면 '손해율 높아진다', '보험업계 전체가 어렵다' 등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 성과급 소식이 들리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앞에선 힘들다고 하지만 뒤에선 성과급으로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예상 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34~38%, 삼성화재는 46~50%가 될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삼성생명의 올해 예상 성과급은 최근 10년간 제일 높은 수준인데요. 삼성화재도 작년에 이어 최고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봉의 29% 수준을, 삼성화재는 50% 수준을 각각 지급한 바 있습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험사들은 앞에선 힘들다고 호소하며 실손보험개혁을 추진하고 다른 보험상품도 보험료도 올리려고 했는데요. 결국 반발이 심해지자 정해진 바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상생금융이라며 자동차보험료도 내렸습니다. 소비자 눈치보기 급급하면서 매년 역대급 실적과 억대 성과급을 거둬들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험사의 성과급 잔치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21일 제6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사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유도 차원에서 '성과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험사는 앞으로 임원의 성과보수를 산정할 때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또한 성과급 상당 부분은 주식 등 비현금 자산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성과급 잔치가 오죽했으면 금융당국이 나섰을까 싶습니다.
보험은 공동으로 기금을 모아 예상치못한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경제생활을 돕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초기엔 보험사마다 많은 질병과 상해를 보장해주면서 과다 경쟁 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경쟁 보험사와 상품이 늘어나고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지자 언제 그랬냐는듯 보장을 줄이고 있습니다.
개별회사가 이익을 남기는 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앞에서 고객을 위한다고 상생금융을 얘기하지만 진정 고객을 위한 게 맞나 싶습니다. 당국의 압박이 없었어도 상생금융을 하려는 회사가 한 곳이라도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유영진 인턴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